미국 남부 플로리다에서 출발해 9일 동안 미 대륙을 가로지르며 ▦은행강도 ▦살인미수 등 갖가지 강력범죄를 저지른 3남매가 서부 콜로라도에서 결국 검거됐다. 희대의 가족범죄단 사건의 주인공 리 그레이스 도허티(29ㆍ여)와 남동생 딜런(26), 라이언(21)에게는 '도허티 갱'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미 언론이 오디세이(트로이전쟁에 참전한 그리스 장군 오디세우스의 20년 방랑을 그린 서사시)로까지 표현한 이 3남매의 엽기 범죄행각은 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범행의 첫 테이프는 전과 14범 사고뭉치 막내 라이언이 끊었다. 그는 어린이에게 성적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전날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발찌를 찬 채 가택연금을 당한 상태였다. 2일 새벽 라이언은 발찌를 끊고 탈출해 누나 및 형과 합류했고, 동생이 받은 판결에 불만을 품은 '의리의 3남매'는 플로리다주 제퍼힐스에서 20여발의 총질을 하며 분풀이를 했다. 저지하던 경찰관 차량에 총을 난사하기도 했다.
몇 시간 후 3남매는 AK-47 소총과 기관단총 등으로 중무장한 뒤 주경계를 가로질러 조지아주 밸로스타의 은행을 털었다. 은행을 털고 나온 3남매는 시속 160㎞의 속도로 경찰을 따돌리며 서쪽으로 이동했고, 종적을 감췄다.
꼬리가 밟힌 것은 10일 콜로라도주에서였다. 이들의 위치를 파악한 경찰이 3남매의 차량에 따라 붙었고, 32㎞ 가량을 도주하던 이들의 차량이 속도를 이기지 못해 고속도로 가드레일에 충돌하면서 9일 간의 도주극을 마감했다. 누나 리 그레이스는 끝까지 경찰에 총을 쏘며 반항하며 다리에 총상을 입기도 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리 그레이스는 평소에도 자신과 가족들의 행동이 거칠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는데, 그가 사진공유사이트 플리커에 남긴 글에는 "우리 가족은 대가족이고 다들 정상이 아니다","나는 총 쏘고 차 부수는 것을 좋아하고, 시골사람이지만 그게 자랑스럽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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