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6승 투수지만 올시즌은 참담했다. KIA의 왼손 에이스 양현종은 이번 시즌 초반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달 9일 잠실 LG전에서는 1과3분의2이닝 동안 홈런 2방을 포함해 안타 8개를 내주며 4실점하기도 했다. KIA 코칭스태프는 양현종을 1군 명단에서 제외했다.
양현종은 2군에는 내려가지 않고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이강철 투수코치와 함께 밸런스 교정에 매진했다. 머리카락도 짧게 잘랐다. 하지만 지난 달 31일 광주 넥센전서도 3이닝 4실점 강판. 그래도 지난 6일 인천 SK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날갯짓을 시작했다.
절치부심한 양현종이 결국 일을 냈다. 양현종은 11일 광주 LG전에 선발 등판해 7과3분의1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2실점으로 잘 던져 최근 4연패를 끊고 69일 만에 승리를 따냈다. 올시즌 개인 최다 이닝을 던지며 시즌 7승(8패)째. 최근 3연패를 당하던 '천적' LG를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자신 특유의 투구패턴을 다시 찾았다는 게 고무적이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몸쪽 빠른 공과 바깥쪽 서클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다소 제구력이 흔들리긴 했지만 몸쪽 직구의 위력이 살아나며 10일 13점이나 뽑아낸 LG 타선을 윽박질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까지 나왔다.
양현종의 부활은 '부상 병동' KIA에는 천군만마나 다름 없다. 윤석민과 양현종이 '원투펀치' 노릇만 제대로 해낸다면 조범현 KIA 감독이 바라는 8월 5할 승률도 가능할 전망. 2위 KIA는 한화에 덜미 잡힌 선두 삼성을 2경기 차로 따라 붙었다. 반면 5위 LG는 이날 패배로 4위 롯데와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잠실에서는 6위 두산이 3위 SK를 3-1로 누르고 4강 진출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 두산 선발 김승회는 6과3분의2이닝 1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2007년 5월26일 대전 한화전 이후 무려 1,538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통산 성적은 10승17패26홀드. 두산 김현수는 1-0 살얼음 리드를 하던 9회 말 시즌 9호 2점 홈런을 뿜으며 김승회의 승리를 도왔다.
한화는 갈길 바쁜 삼성을 4-2로 꺾고 대구 4연패에서 탈출했다. 올시즌 양팀 성적은 7승7패. 한화는 9회 고동진의 우월 솔로홈런으로 팀 통산 3,000홈런을 달성했다. 삼성과 KIA에 이어 역대 3번째.
넥센을 홈으로 불러들인 롯데는 이틀 연속 역전승을 거뒀다. 5-3으로 앞선 9회 등판한 마무리 김사율은 1이닝 무실점으로 6경기 연속 구원에 성공하며 시즌 10세이브째를 따냈다.
대구=김종석기자 lefty@hk.co.kr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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