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국 신장사태, 한족의 경제적 착취가 불씨 키웠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국 신장사태, 한족의 경제적 착취가 불씨 키웠다"

입력
2011.08.10 17:32
0 0

최근 발생한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테러를 두고 중국 중앙정부는 파키스탄 이슬람 테러그룹과 연계된 분리주의자들을 배후로 지목했지만 실제로는 위구르족의 경제적 소외감이 사태 확산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9년 7월 2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우루무치(烏魯木齊) 소요 사태 이후 '신(新) 실크로드 전략'으로 불리는 서부개발 계획을 내놨다. 2015년까지 3,000억달러(324조원)를 투입해 신장자치구를 중앙아시아의 국경 무역과 교통 요충지로 육성하겠다는 목표였다. 계획대로라면 5년 뒤 이 지역에는 6개의 공항이 들어서고 광대한 철도(8,400㎞)망과 도로(7,155㎞)망이 갖춰진다.

신실크로드 전략의 중심 지역은 허톈(和田)과 카스(喀什)다. 정부의 개발 청사진은 카스를 '유라시아의 국제 도시' '세계로 통하는 내륙의 창'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별경제구역(SEZ)으로 지정된 카스는 중국 동부와 티베트, 네팔, 중앙아시아, 멀게는 파키스탄을 잇는 육로 수송의 핵심 도시다. 지난달에는 허톈과 카스 사이에 488㎞ 길이의 철도가 완공됐다. 문제는 투자와 개발에 따른 이익이 위구르인에게 거의 돌아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허톈과 카스는 공교롭게도 지난달 흉기ㆍ폭탄 테러가 발생했던 곳이다.

전문가들은 개발을 빌미로 한족이 지역 경제를 장악하도록 하려는 중국 정부의 교묘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만다린(표준 중국어)을 구사하고 기술과 약간의 자본금만 있으면 얼마든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정부는 선전하지만 위구르족에게는 먼 얘기다. 2009년 통계에 따르면 신장의 위구르인 830만명 가운데 중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비율은 42%에 그쳤고 기술교육은커녕 기초교육조차 받지 못한 사람이 태반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서부개발에 투입된 자금의 대부분은 중앙정부와 한족 이주민이 충당했다. 위구르족인 마이마이티 장리지앙(41)은 "2001년 철강제품 무역을 시작했을 당시 한족 출신 사업자는 3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시장의 20%를 한족이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장자치구 인구 가운데 한족 이주민의 비율은 이미 40%를 넘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 "중국 중앙정부와 한족 이주민에 의한 경제적 착취가 테러의 씨앗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고민이 크다. 중국 정부가 구상하는 서부개발의 최종 목표는 아라비아해까지 뻗어나간 운송로를 통해 중동의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다. 최근에는 파키스탄 남부 항구도시 과다르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준 대가로 영구적인 정박권을 얻었다. 그러나 교통의 발달은 위구르 분리주의자와 이슬람 테러조직의 접촉면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반정부 테러를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