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하고 과시하는 신도시가 아니라 그 안에 살고 있는 구민들이 행복한 도시를 구정의 목표로 삼았더니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시 감사관 출신인 이성(사진) 서울 구로구청장은 나서거나 드러내지 않지만 '내실 있는' 구정에 방점을 찍는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2,300가구가 물에 잠겼었던 구로시의 침수 피해를 올해는 엄청난 강우에도 426가구로 줄인(한국일보 8월 4일자 13면) 성과 역시 포장보다는 실질을 중시하는 정책을 추진한 덕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방재시설을 들이기에 앞서 침수지도를 만들어 구청직원 385명으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위기 관리를 한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 구청장은 "원상복구 이후에도 가구별로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한 게 수해를 줄인 비결이라면 비결"이라며 "예상치 못한 목감천과 도림천(관악구 관내)이 넘쳐 현재 시에 제방을 높이자고 건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통계상의 수치에 연연하지 않고 실제 신규 취업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는 것도 구로시의 새 변화다. "매일 구민 신규취업자 집계를 내며 관리하고 있다"는 이 구청장은 "구로디지털단지 입주기업들을 상대로 업무협약을 맺어 구민의 취업을 알선하는 대신 기업에게는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줘 올해만 1,922명의 구민이 신규 일자리를 찾았다"고 소개했다.
이 구청장은 13만 근로자가 있는 구로디지털단지 한복판의 가리봉동을 새 베드타운으로 조성하는 데 열심이다. 그는 "주로 여공들의 기숙사 역할을 했던 가리봉동 재개발 계획은 2004년 추진돼 법적 절차가 마무리됐지만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자금난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한 상태"라며 "구청장이 참석하는 격주 협상을 지난주까지 37회 했고, 주민공청회와 법 절차를 거쳐 내년께는 설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구청장실을 3분의 1로 줄이고, 그 곳을 신규 부서인 일자리지원과에 내줘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 구청장은 "일자리, 보육, 청렴은 우리 구 최고의 역점사업"이라며 "디지털구로 인프라 조성처럼 표가 나지는 않겠지만 묵묵히 복지구정을 향해 걸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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