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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런던… 2012 올림픽 치안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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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런던… 2012 올림픽 치안 불똥

입력
2011.08.0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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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전쟁터 같았다.”

흑인 남성 마크 더건이 경찰 총격으로 숨진 것을 계기로 6일 영국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시작한 폭동이 영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폭동은 런던권역뿐 아니라 제2의 도시 버밍엄을 비롯해 리버풀, 브리스톨, 맨체스터 등 영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하게 전개되자 이탈리아에서 휴가를 즐기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8일 밤 휴가를 중단하고 급거 귀국한 뒤 9일 오전 비상각료회의를 소집했다.

8일에는 흑인 거주자가 많은 런던 동부 해크니 메이스트리트에서 젊은이들이 경찰에 돌과 쓰레기를 던지고 스포츠 매장 등 가게를 약탈했다. 이날 밤 런던 남부 크로이던, 런던 동부 레이샴과 페컴 등에서는 소파공장 등의 건물과 버스, 트램이 불에 탔다. 젊은이들은 중부 버밍엄과 리버풀에서도 루이비통 매장을 포함한 상점을 약탈하고 차량을 불에 태웠다. 버밍엄 경찰은 폭동 가담자 8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남서부의 항구도시 브리스톨에서도 폭도들이 난동을 부려 경찰이 진압에 나섰다.

1,700여명의 경찰병력을 추가로 배치한 경찰은 9일 현재 450명을 체포하고 69명을 기소했다. 한 경찰관은 “얻어맞고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다친 경찰이 한 두 명이 아니다”며 “경찰견도 유리 파편이 박혔다”고 걱정했다.

폭동이 확산하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찰턴 애슬레틱의 칼링컵대회 1라운드 축구경기가 경찰의 요구에 따라 무기한 연기됐다. 10일 열릴 예정이었던 영국과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도 취소됐다. 전문가들은 폭동이 수그러들지 않으면 최근 개막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불과 6.5㎞ 떨어진 해크니에서 8일 폭동이 일어난 것을 두고는 올림픽 치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더건의 피격과 관계 없이, 모방 폭동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토트넘을 방문한 닉 클레그 부총리는 “폭동은 더건의 죽음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가디언은 런던 북부 우드그린에서 젊은이들이 “H&M(의류매장)에 갔다가 바디숍(목욕용품 매장)에 들르자”며 쇼핑하듯 약탈을 한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정부의 긴축정책과 실업률 상승 등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젊은이들이 과격한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크니의 한 젊은이는 “우리는 일도, 돈도 없다”며 “다른 사람들이 공짜로 물건을 얻고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왜 그렇게 하면 안되나”라고 AP통신에 말했다.

범죄학자이자 청년문화 전문가인 존 피츠는 “실업자 혹은 저임금 노동자가 폭동에 많이 가담하고 있다”며 “이들은 돈 많은 대기업을 목표로 약탈하면서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한다”고 분석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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