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發) 증시 공포로 국내주가가 연일 폭락해 수많은 투자자에게 좌절감을 안기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말 그대로 '대박'을 친 금융상품도 있다. 주가 하락이나 안전자산에 베팅한 금융상품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코스피 등 기준지수와 정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청개구리 펀드'로도 불린다.
9일 TIGER인버스는 지난 1일 종가보다 무려 20.91% 올랐고, KOSEF인버스와 KODEX인버스도 각각 20.78%, 20.60% 상승했다. 이로써 인버스ETF의 지난 엿새간의 수익률은 유가증권시장 993종목 중 5~7위에 올랐다. 이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것은 이상급등 우선주나 단기수익률 게임이 진행된 주식뿐. 인버스ETF가 하락장을 대처하는 가장 확실한 재산 불리기 수단임을 증명한 셈이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면서 금에 투자하는 ETF상품의 수익률도 덩달아 올랐다. HIT 골드는 지난 엿새 동안 13.44%가 증가했으며, KODEX 골드선물은 8월들어 9.00%, TIGER 금은선물은 7%% 대의 수익률을 냈다.
폭락장에서 풋옵션, 풋ELW(주식워런트증권)는 그야말로 '로또'가 됐다. 특히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이 발행한 ELW인 '스탠차 1248코스피200풋'은 대박 중에 대박이다. 1일 종가가 5원이었던 스탠차1248은 9일 2,270원으로 마감, 4만5,400%의 수익률을 냈다. 10만원을 투자했다면 4,540만원을 벌어들였다는 얘기다. 9일 장중 한 때 3,000원을 돌파하면서 수익률은 6만%를 기록하기도 했다. '노무라1448코스피200풋'도 1일 10원이던 것이 이날 2,225원까지 올라 2만2,25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폭락장이 이어지면서 현재의 주가로 팔 수 있는 권리인 풋옵션의 인기도 상한가다. 이날 하루에 생긴 풋옵션만 4개. 이 중 11일만기인 코스피227풋은 1.57(15만7,000원)에 시작해 3.85(38만5,000원)에 마감, 하루 만에 145%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추격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한 파생상품 전문가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풋옵션이나 풋ELW가격이 매우 비싸져 지금 매입할 경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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