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함께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무디스와 피치가 미국의 부채수준에 우려를 표시하며 정치권의 추가 협상 결과에 따라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의 시장분석가인 스티븐 헤스는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회견에서 "의회가 합의한 재정적자 감축안의 장기적 이행 가능성에 의심이 간다"며 "2012년 종료되는 '부시 세금감면 조치'가 정치권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반대에 따라 감면조치가 계속된다면 재정적자 감축의 기대를 접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재정적자를 2조1,000억달러 줄인다는 계획 자체가 미 국채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디스와 피치는 그러나 미국의 신용등급을 당장 하향 조정하지는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주요 기축통화인 달러는 파이낸싱의 독보적인 수단"이라며 "이는 미국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수준의 부채를 버틸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달러화의 위상이 약해질 수 있지만 그런 상황이 임박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미 국채의 신용등급을 'AAA'로 계속 유지하겠다고 재차 확인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아직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국가신용등급 평가팀의 데이비드 라일리 대표는 "부채협상 결과로 만들어지는 위원회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말 초당적 위원회가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가 미국 경제의 운명을 결정할 또 하나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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