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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또 구타 사건 '빨간명찰' 첫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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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또 구타 사건 '빨간명찰' 첫 회수

입력
2011.08.0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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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사건이 벌어졌던 해병2사단에서 또 구타행위가 발생해 가해병사가 군 당국의 방침대로 빨간명찰을 떼이게 됐다.

이달 1일부터 구타ㆍ가혹행위에 가담한 모든 장병의 빨간명찰을 회수하겠다는 내용의 해병대 일반명령을 시행한 지 불과 1주일 만에 발생한 첫 사례다. 빨간명찰은 해병대의 상징이자 자부심으로, '빨간명찰을 뺏기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것이 해병대원들의 일반적인 정서다.

군 관계자는 8일 "지난주 초 해병2사단 소속 A상병이 후임병을 때리다 적발돼 구속됐다"며 "영창에서 복역을 마치고 나면 방침대로 빨간명찰을 회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A상병은 후임병이 지시사항을 거절하면서 "빨간명찰을 떼이고 싶으면 때려보라"고 조롱하자 홧김에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A상병 외에도 현재 구타ㆍ가혹행위로 적발돼 조사를 받고 있는 병사가 여러 명 있다"며 "규정에 따라 엄정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A상병은 출소 후 빨간명찰이 없는 군복을 입고 해병대의 다른 부대에서 근무하게 된다. 하지만 빨간명찰이 없으니 동료들과의 훈련이나 일상생활에서 눈에 띄기 마련이고, 결국 따돌림을 당할 수밖에 없다. 해병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왕따'인 셈이다.

특히 총격사건이 벌어졌던 부대에서 빨간명찰을 떼이는 첫 사례가 발생한 점도 문제다. 해병대가 총격사건 직후 2사단 장병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5%가 "여전히 구타와 가혹행위는 필요하다"고 답해 군 관계자들을 경악시킨 적이 있다. 병영문화를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렵다는 얘기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충격요법도 듣질 않으니 고질적인 해병대의 악습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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