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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워크숍에 참석한 사회교사들/ "경복궁 자태·분단 아픔, 러시아 교실에 알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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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 워크숍에 참석한 사회교사들/ "경복궁 자태·분단 아픔, 러시아 교실에 알릴게요"

입력
2011.08.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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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샤쇽(한 잔만 더)!"

한국인과 러시아인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술을 남기지 않는 문화는 러시아에도 있다. 모스크바에서 온 발레리 라자례프(64)씨는 "러시아에는 한 잔만 더, 한 잔만 더 하다가 비행기를 놓쳤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은 2~14일까지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올바로 알리기 위해 러시아의 사회과목 교사와 교육행정가 등 21명을 초청해 '러시아교육자한국학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의 문화에 대한 특강을 듣고 임진각과 경복궁 등 역사유적지를 방문한다. 지난 6일에는 한국가정을 방문하는 일정도 소화했다.

라자례프씨는 한국외대 강덕수 노어과 교수의 저녁식사 초대를 받았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강 교수는 "빠샤쇽"을 외쳤다. 두 사람은 막걸리와 와인으로 연거푸 건배를 했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는 라자례프씨는 "이렇게 매운 음식을 많이 먹는데 한국사람들의 위는 괜찮냐"라면서도 "모스크바에서는 한국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는데 특히 잡채가 아주 맛있다"라며 즐거워했다.

다음날 경복궁을 돌아본 라자례프씨는 "지난 5년간 10개국을 여행했는데 비슷비슷한 현대식 건물에는 감흥이 없었다. 그래선지 한국적인 경복궁이 마음에 든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야 고르쥬스 꼬레예이(한국이 자랑스러워요)." 라자례프씨의 일행으로 한국 땅을 처음 밟게 된 따마라 심(54)씨는 감격에 젖었다. 심씨는 1936년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중앙아시아로 쫓겨난 고려인 2세다. 러시아에 살면서도 직접 김치를 담가 먹는다는 심씨는 "내가 열심히 가르쳐서 러시아인 며느리도 웬만한 한국음식을 할 줄 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만 발전한 나라라고 들었는데 와서 보니 여전히 전통도 살아있는 나라"라며 "한국에 온 걸 하늘에 계신 부모님이 더 기뻐하실 것"이라며 웃었다.

한국드라마 '쾌걸춘향'을 제일 좋아한다는 리지아 제랴기나(46)씨는 "전통을 소중히 여기면서 작은 섬(독도) 하나라도 지키려는 한국인들의 마음이 인상적"이라며 "임진각에 갔을 때 실향민 할머니들이 앉아서 우는 걸 보니까 남북 분단 현실이 얼마나 비극인지 뼛속까지 느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들의 현장 방문을 인솔한 육명근(외대 노어과 3학년)씨는 "처음에는 한국에 큰 관심이 없던 분들이 지금은 굉장히 많이 변했다. 어제부터는 젓가락질을 알려달라고 하고 점점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로 5년째인 이 행사에 참여한 러시아 교사는 지금까지 모두 94명. 한국국제교류재단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러시아 전역에서 사용하는 7~10학년도 교재에 한국 관련 장(章)이 만들어졌고 '일본해'라고만 표기되던 것을 '동해'와 병기해 수정본을 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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