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국회 사개특위 재가동 자초한 검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국회 사개특위 재가동 자초한 검찰

입력
2011.08.08 12:01
0 0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부활은 우리 정치문화의 경박함을 보여주는 소극(笑劇)에 가깝다. 사개특위는 사실 지난해 출범 때부터 사회변화에 걸맞은 사법체계 손질이라는 목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부 진보적 판결에 대한 여당의 불만에서 시작돼 특별수사청 신설 문제에 대해 정치인 수사를 제약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면서 그 의도의 불순함을 확인시킨 바 있다. 결국 두 달 전 부분적 검ㆍ경수사권 조정 외에 별 성과 없이 활동을 접은 것은 사법개혁의 정치적 오염에 대해 국민적 비판이 컸던 때문이었다.

여야의 이번 이례적인 사개특위 부활합의 역시 순수한 의도보다는 '검찰 길들이기' '화풀이'등에서 비롯됐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는 지난번 대검중수부 폐지와 특별수사청 설치 논의 때는 검찰권력의 거대화보다 정치권의 기득권 지키기 행태가 더 문제임을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검찰 태도를 지켜보면서 논의의 동기가 어떻든, 검찰 권력의 분산과 견제논리에 반박할 근거를 잃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도리가 없게 됐다.

국회의 저축은행 국정조사특위에 대한 보고를 거부하고 동행명령에 불응한 것은 검찰의 결정적 잘못이다. 몇몇 검찰간부는 아예 동행명령서를 직접 받지도 않는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였다. "수사 관계자가 국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말은 일개 행정기관이 국민 대의기관인 국회에다 해댈 수 있는 변명이 아니다. 더욱이 해당 사안은 국민의 분노를 달래고 검찰의 존재이유를 보여주었어야 할 저축은행 사건이었다. 신통치 않은 수사결과로 모두를 실망시키고도, 설명마저 할 필요 없다는 식의 오만함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앞으로 사개특위 활동의 핵심은 무소불위 검찰권력의 분산과 견제다. 존립이유를 끝내 보여주지 못한 대검중수부 해체를 비롯, 독립적이고도 효율적인 별도 수사기구 설치 등 모든 방안을 제한 없이 논의할 필요가 있다. 단, 정치권은 논의과정에서 정치적 이해를 개입시키는 순간 검찰개혁 명분을 또 다시 잃을 것이라는 분명한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