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8년 만에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고, 7억 원을 주고 데려온 고졸신인 유창식이 데뷔 첫 승을 거뒀다. 호재는 가득하지만 한화는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어렵다.
내년 시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한대화 한화 감독도 올시즌 남은 경기를 허투루 보낼 수 없다. 궁극적인 목표가 탈꼴찌는 아니기 때문. 내년이 에이스 류현진과 한국무대로 돌아오는 김태균이 동시에 한화 유니폼을 입는 유일한 시즌이 될 수도 있다. 내년에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12년은 한 감독의 3년 계약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류현진 중간 계투로 활용 복안
류현진은 최근 6년간 1,064이닝을 던졌다. 여기에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안게임까지 소화했다. 충분한 휴식을 줄 때도 됐다. 류현진은 내년 시즌 이후 해외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한 해다.
한 감독은 8일 전화통화에서 류현진에 대해 "일단 무리시키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올시즌 복귀하더라도 선발 등판은 어렵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이어 "더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전히 낫게 하겠다. 내년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 감독은 류현진이 제 컨디션을 찾는 대로 1군에 등록시켜 선발보다는 중간 계투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FA 투수 잡고, 유망주 키우고
한 감독은 올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가운데 핵심 불펜투수를 영입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대현과 두 이승호(이상 SK), 정재훈(두산) 등이 그 후보들. 전통적으로 허리가 약했던 한화로서는 중간 계투 영입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열쇠' 가 될 수 있다.
한 감독은 또한 "말하기 다소 성급한 감은 있지만 올시즌이 끝난 뒤 마무리훈련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한 감독은 올시즌 후반 점점 살아나고 있는 왼손투수 유창식과, 신경현을 이을 차세대 포수로 각광받고 있는 나성용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거포 김태균만 돌아온다면
김승연 회장은 한화 팬들에게 직접 "김태균을 잡아오겠다"고 했다. 김 회장의 말처럼 한화 구단은 김태균의 계약 해지가 기정사실화 된 뒤부터 "김태균은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이 말이 누구보다 반가운 사람은 한 감독이다. 그는 "구단의 의지에 놀랐다. 김태균만 돌아온다면 전력이 한 단계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동시에 한 감독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게 분명하다. 한 감독은 "당연히 성적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그런 책임감은 감독으로서 당연히 느껴야 한다. 올시즌을 잘 마무리해 내년에 한 번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굳은 의지를 다졌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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