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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어학원장이 '살인미수' LA갱단 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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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어학원장이 '살인미수' LA갱단 동포

입력
2011.08.0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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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갱단 조직원으로 살인미수 범죄를 저지르고 국내로 도피해 신분을 세탁한 뒤 서울 강남의 영어학원장으로 활동하던 30대 남성이 14년 만에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사건은 1997년 5월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필리핀계 갱단인 ‘FTM(FLIP TOWN MOB)’ 조직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김모(33ㆍ당시 17세)씨는 공범 2명과 함께 경쟁관계에 있던 멕시코계 갱단 2명에게 권총을 발사했다. 김씨는 이 사건 이후 1급 살인미수 혐의로 LA경찰국의 수배를 받게 됐다.

같은 해 7월 김씨는 수배를 피해 몰래 한국으로 들어왔다. 입국 뒤 영어학원 강사 생활을 시작했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던 김씨는 LA에 있던 삼촌 김모(54)씨에게 부탁, 신분을 세탁했다. 삼촌의 고교 동창이 같은 마을에 살다 외국으로 떠난 이모(31)씨 명의의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아 준 것. 김씨는 2002년 3월 지문 등록까지 마친 뒤 이씨 이름으로 강남지역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해왔다.

김씨는 특히 같은 학원 강사였던 강모(36)씨와 함께 2008년 12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SAT(미국 대학입학시험)어학원을 설립, 1년에 1억4,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재미동포 2세로 LA의 고등학교 중퇴자인 김씨는 자신을 미국 명문 UCLA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학원생을 모집했다. 김씨는 이후 학원 운영에 성공하자 지난달 결혼까지 했다.

탄탄대로를 걷는 듯 하던 김씨의 삶은 미국에 사는 교포가 지난 6월 한 인터넷 카페에 “미국 수배자가 영어 강사로 활동한다”는 글을 올리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경찰은 이 제보를 바탕으로 미 수사당국과 공조, 이씨 이름으로 살아온 김씨가 미국 수배자임을 밝혀냈다. 실제 인물인 이씨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사실까지 확인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8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국내에서 무허가로 학원을 운영한 죗값을 먼저 치른 후 미국 사법당국에 넘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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