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헌법 아래서 티베트의 진정한 자치를 추구하겠다.”
티베트의 새 정치 지도자 롭상 상가이(43)가 8일 티베트 망명정부의 총리로 취임했다고 홍콩 밍바오(明報)가 보도했다. 상가이는 이날 오전 9시 9분 9초에 인도 북부 다람살라 소재 티베트 망명정부 부근 쑤글라캉 사원에서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선서를 했다. 9가 티베트인에게 길한 숫자인데다, 이날이 마침 티베트 불교의 창시자인 연화생대사(蓮花生大士ㆍ파드마삼바바)의 탄생일이란 점을 감안해 취임 일정을 잡았다.
롭상 텐진(72)에 이어 총리에 오른 상가이는 선서 이후 가진 첫 연설에서 “중국의 식민주의에서 티베트를 해방시키겠다”며 “향후 티베트 자치운동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의욕을 피력했다. 특히 달라이 라마가 연로해 자치운동이 시들해질 것이란 우려를 의식한 듯 “3월 총리에 당선됨으로써, 시간이 흘러도 와해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치정부의 존재감을 중국 강경론자의 뇌리에 심어주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티베트 자치운동은 티베트에 자유가 회복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그 싸움이 중국 인민이나 중국이라는 나라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미국 하버드대 법대 박사 출신인 그는 3월부터 한달 가량 치러진 티베트 망명정부의 총리 및 망명의회 의원 선거에서 텐진 테통과 타시 왕디 등 학자 출신 정치인들을 물리치고 55%의 높은 득표율로 총리에 당선됐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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