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려도 너무 틀렸다.'
국내 증권사들의 지수 전망이 엉터리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래도 정보에 목마른 개미들은 증권사들이 내놓는 보고서를 열심히 읽으며 투자 전략을 가다듬는다. 그러다 또 실망하고 증권사 창구에 원망과 한숨을 토해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불과 5일 전만해도 코스피지수가 2,300까지 오른다고 장담했던 증권사 창구마다 개미들의 분노와 원성이 넘쳐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월 코스피 전망을 공식적으로 내놓은 14개 증권사 가운데 코스피지수 2,000선 붕괴를 점친 곳은 하나도 없었다. 특히 삼성증권과 대우증권, KTB투자증권은 5월 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2,229.96)를 뛰어넘어 2,300까지 오를 것이라는 황당한 전망을 내놨다.
현대와 대신증권은 지수 상단을 2,250, 한양증권은 2,230으로 전망했고, HMC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화증권, IBK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은 2,200대를 상단으로 제시했다. 한양증권은 향후 3개월 전망치로 2,450까지 오를 것이라는 장미 빛 전망을 던졌다. 삼성과 현대 등 대다수 증권사들은 8월 코스피지수 하한선을 2,100으로 예상했다.
아직 8월 초반인데다가 미국발(發) 악재에 대한 전망이 엇갈려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으나, 1,900선이 위협받는 현재로선 증권사들의 지수 하단 전망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그나마 교보증권이 지수 하단을 가장 낮은 2,000으로 제시했다. 삼성증권과 현대증권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2,100이 무너진 뒤 "최악의 상황이 와도 2,000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켰지만, 불과 며칠 새 공염불이 돼버렸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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