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행성에 여름이 찾아오자 얼었던 땅이 녹는다. 졸졸졸 작은 시내가 흐르기 시작한다. 시냇물은 땅 표면에서 흐르다 곧 땅 속으로 스며든다. 짧은 여름이 지나자 도랑은 다시 흙바람에 묻혀 사라진다.'
5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발표를 근거로 구성해본 화성의 모습이다. 화성궤도탐사선(MRO) 사진에서 여름철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도랑은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것보다 가장 강력한 물의 증거다. 이번 발견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본다.
Q. 화성에 물이 있었나.
A. 그렇다. 과거에는 큰 바다가 있었다는 흔적이 수 차례 화성탐사로 밝혀졌고 지금도 얼음으로는 지표면 아래에 존재하는 것이 확인됐다. 액체상태의 물에 대해서는 2000년에도 NASA가 물이 흐른듯한 도랑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으나 당시엔 동토층이 부서져 내린 흔적이라는 반론이 많아 인정받지 못했다.
Q. 이번엔 확실히 물이 흐른 것이 맞나.
A. 여전히 100%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어떤 가설보다 소금물이 흐른다는 설명이 그럴듯하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도랑이 따뜻한 계절, 따뜻한 지역에만 나타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흐르는 물이 아니라면 이렇게 지형이 변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Q. 하필 왜 소금물인가.
A. 화성의 중위도지역 평균 기온은 영하 50~60도로 물이 있어도 얼음 형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여름철 한낮 기온은 0도까지 올라가곤 한다. 소금물은 어는 점이 영하 1.9도여서 여름엔 액체로 흐를 수 있다.
Q. 도랑 사진에 물은 보이지 않나.
A. 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물이 금방 증발하거나 땅 속으로 스며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Q. 화성에서 물을 찾는 것이 왜 중요한가.
A. 물이 있다면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구와 다른 환경이고 다른 종류의 생명체라 할지라도 처음 진화하려면 물의 존재가 필수조건이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또한 화성은 태양계 안에서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유일한 식민지 후보로 꼽히는 만큼 물이 있다면 화성 개척의 가능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