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는 4일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당당한 태도로 그 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적극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야당은 그 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모두 꺼내면서 집중 추궁했지만 결정적인 '한방'을 날리지는 못한 채 청문회를 마무리했다. 한 후보자는 친형과 이명박 대통령의 친분이 이번 인선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잠시 감정이 복받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30년 전 미국에 간 형님이 대통령과는 어떤 사이인가"라고 묻자, 한 후보자는 "형님께 전화해서 확인했는데 사실무근이라고 하면서…"라며 잠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한 후보자가 이번 청문회를 위해 컨설팅 회사 관계자가 참여한 리허설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후보자께서는 효과적인 청문회 준비를 위해 '예라고'라는 컨설팅 회사를 통해 연습을 했다는데 그런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물었다. 한 후보자는"리허설 때 한번 보고 코멘트 해달라고 해서 컨설팅 회사 직원이 참석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박 의원이"인사청문회를 위한 컨설팅 회사 참여는 최초의 사실"이라며 "예산은 어떻게 됐느냐"고 묻자, 한 후보자는 "사비로 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대역으로 모의청문회에 참석했다는 컨설팅 회사 대표의 사진까지 공개하면서 "우연히도 이 사람은 (후보자와의 의혹이 제기된 SK 계열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강사"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이 현정부의 '공정사회론'을 거론하면서 "위장전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져 묻자, 한 후보자는 "결과적으로 법을 위반한 것은 공정사회와 맞지 않는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때 한 후보자의 초임 검사 시절 억울하게 수사를 받은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청문회장에 등장하기도 했다. 미래희망연대 노철래 의원은 한 인터넷 매체에 거론된 보도를 거론하며"한 후보자가 초임 검사 시절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동시에 구속하는 이례적인 일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고소인이 43일간 옥살이를 하다가 무죄로 풀려난 적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어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그 당사자가 아침부터 방청객으로 와 있다"고 말해 청문회장이 술렁이기도 했다. 박 의원은 또 에리카 김 사건과 관련한 질의를 하던 중 "한 후보자가 에리카 김 사건은 의미 없다고 규정했는데 이것은 끝나지 않은 사건으로 피눈물 맺히는 사람이 정말 많다"면서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한편 박지원 의원은 "한 후보자가 중앙지검 형사1부에 감찰관 4명을 배치해 검찰총장 물망에 오르는 사람을 조사했고 보고체계를 무시한 채 직보를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한 후보자는 그러나 "지검 사정 파악을 위해 감찰팀을 꾸리라고 했을 뿐, 경쟁자 뒷조사를 공식 감찰관을 만들어 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부인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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