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을 둘러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브랜드 전쟁이 치열하다. 정상을 계속 지키려는 1위와 뒤집기를 시도하는 3위가 맞붙은 양자의 대결은 공교롭게도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이동통신업체인 버라이존과 스프린트의 싸움을 꼭 빼 닮았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세대(G) 이동통신 LTE 서비스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SK텔레콤은 '원조'를, LG유플러스는 '역사는 바뀐다'를 강조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세대부터 4세대까지 모든 이통 서비스를 아우르는 경험을 강조하며 '준비된 4G'를 내세우고 있다. 즉,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원조 이동통신업체라는 뜻이다.
반면 만년 3위 업체인 LG유플러스는 통신업계의 판도를 뒤집는 전복을 꿈꾸고 있다. 지금까지 꼴찌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4세대 만큼은 SK텔레콤과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만큼 1등도 가능하다는 포부다. 그래서 흑인이 차별받던 시대에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는 광고로 '역사는 바뀐다'를 주장한다.
이 같은 싸움은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1위 이통사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는 LTE를 시작하며'하늘을 지배한다'는 메시지로 선두업체인 1위 이미지를 강조했다. 미국 3위 이통사인 스프린트도 마찬가지. 스프린트는 젊은 층을 겨냥해 아기 고양이가 등장하는 감성적인 광고와 함께 '최고의 4G LTE'를 주제로 내세웠다. 기존 3위라는 이미지를 씻기 위해 차세대 서비스 만큼은 최고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이다.
사실 미국판 1, 3위 싸움은 국내에서 한술 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광고모델까지 원빈과 아이유 등 최고 인기 연예인을 앞세워 1등 기업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LG유플러스는 이상철 부회장부터 전 직원이 같은 색깔 티셔츠를 입고 근무하며 한 판 뒤집기의 기운을 북돋우고 있다.
LTE 휴대폰이 아직 출시되지도 않았는데 이처럼 이미지와 브랜드 전쟁에 양 사가 올인 하는 이유는 초반 기선 제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 LTE 휴대폰이 실제로 나오는 9월 이후에 양 사의 대결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통신업계는 보고 있다. 박혜란 SK텔레콤 브랜드전략실장은 "원조 이통업체답게 LTE가 프리미엄 서비스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브랜드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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