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천 서울대 총장이 4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인 전환을 계기로 '서울대를 위한 서울대'에서 벗어나 국립대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오 총장은 법인화 문제로 몸살을 앓아왔다.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한 달 가까이 대학본부를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자 그는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조용히 갈등을 봉합하는데 주력했다. 카리스마나 결단력이 부족해 사태를 장기화시켰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강경파 교수와 학생들의 입장을 두루 수용하며 경청의 리더십을 발휘, 위기를 무난히 넘어서고 있다는 평이 대체적이다.
그는 이날 강조한 국립대의 사회적 책무와 관련, "지식, 점수로 따져 시험만 잘 치는 사람이 아닌 잠재력 위주로 학생을 뽑아 사회통합형 인재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3학년도부터 수시 모집 확대, 지방국립대와의 공동학위제 검토, 서울대 학술림 개방방침도 그 연장선이다. 또 2012학년도 신입생 중 30%는 기회균형(저소득층 농어촌학생 대상) 지역균형 등 사회적 배려계층에서 선발하고 올 2학기부터 부모 소득이 하위 50%인 학생(1,034명)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법인화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오 총장의 갈 길은 여전히 멀고 험하다. 당장 이달 말 법인 정관 주요 규정의 시안이 꾸려지면 이를 바탕으로 공청회 등 학내 외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또 한번의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법인전환에 따른 국유재산 무상양도도 문제다. 서울대 법인화가 추진되면서 전남 광양시 백운산과 지리산 등 일대 주민들이 지자체와 주민합의 없이 국유재산을 서울대에 무상양도하는 것은 특혜라고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