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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도 야식도 끊고… 모래판은 요즘 살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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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도 야식도 끊고… 모래판은 요즘 살과의 전쟁

입력
2011.08.0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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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씨름에 체중 상한제가 도입되면서 몸 무게가 많이 나가는 거구들이 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대한씨름협회가 올해부터 160㎏으로 체중 상한제를 두면서 유승록(29ㆍ용인백옥쌀)은 '폭풍 다이어트'를 해야 했다. 지난해 173㎏이 나갔던 유승록은 올 초 10㎏이상을 감량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된 듯 유승록은 살과의 힘겨운 싸움에 긴 한숨을 내쉬었다. 160㎏까지 체중을 뺀 유승록은 4일 충북 증평종합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1 한씨름 큰마당(단체전 7전4선승제) 1차 대회에 참가했다.

다이어트 후유증으로 유승록은 자신의 몸 상태를 '50%'라고 선을 그었다. 머리를 삭발한 유승록은 "요즘 씨름 선수들도 닭 가슴살을 먹으며 몸매를 관리한다"고 괴로워했다. 야식으로 즐겨먹던 족발과 통닭을 끊은 지도 오래다. 그는 "체중 관리가 정말 힘들다. 실제로 TV에서 나오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주인공처럼 운동하고 먹는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씨름 선수로서 상상할 수 없는 식단도 공개했다. 그는 "아침으로 토마토 주스와 바나나를 먹고 점심으로 소량의 밥을 먹는다. 저녁은 닭 가슴살과 샐러드로 해결한다. 닭 가슴살 양이 정해져서 샐러드를 많이 먹는 편"이라고 털어놓았다. 2008년 문경단오 대회에서 백두장사에 올랐던 유승록은 용인백옥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유승록은 올해 충격적인 '실격패'를 당한 터라 힘이 쫙 빠졌다. 지난 6월 전국선수권 장사씨름대회에서 체중이 160㎏에서 0.2㎏이 오버되면서 생애 처음으로 실격패를 당한 것. 그는 "소속팀 체중계로는 분명 160㎏을 맞췄는데 계체량에서 체중이 오버됐다. 씨름이 밥벌이기 때문에 당시 느꼈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살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유승록은 내년에는 체중 상한제가 150㎏까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그는 "협회에서 체급을 세분화하거나 시간적인 여유를 더 줬으면 좋겠다. 씨름 선수들은 보기 보다 근육이 많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체중을 줄이기가 더 힘들다"며 "이전보다 2, 3배로 운동량이 늘어났지만 섭취량은 줄어들었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한씨름 큰마당 북부리그에서 용인백옥쌀이 3승을 챙기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용인백옥쌀은 안산시청과 연수구청, 증평군청을 차례로 물리치고 북부리그 강자의 면모를 뽐냈다. 유승록은 이날 1승2패를 기록했다.

증평=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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