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쏘우(Saw)'와 미국 범죄수사 드라마 'CSI(과학수사대)'에서나 일어날 법한 폭탄 강도사건이 호주에서 발생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3일 오후 2시30분께 호주 시드니시 북부 모스만의 버라윙애비뉴 한 주택에 복면을 한 괴한이 침입해 공부를 하던 여고생 매들린 펄버(18·위 사진)의 목에 폭발물로 보이는 쇠사슬 모양의 물체(아래 사진)를 설치해 놓고 도망갔다. 괴한은 몸값을 요구하는 쪽지에 도망치면 원격 조정기로 목에 걸린 폭탄을 터트릴 수 있다는 경고를 남겨, 펄버 양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그러나 펄버 양은 감정을 추스른 뒤 직접 경찰에 전화를 걸어 신고하는 등 매우 침착하게 대처했다. 출동한 경찰은 무려 10시간이 지난 4일 0시 30분쯤 이 물체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간 동안 펄버 양은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이 영국 폭발물 전문가의 자문까지 받아 해체한 이 물체는 정교한 가짜 폭탄으로 판명됐다.
경찰은 "정밀하고 복잡한 가짜 폭탄이었다"며 "괴한은 자신을 폭탄 전문가로 믿도록 구체적인 내용을 메모에 남겼다"고 말했다.
펄버 양은 가짜 폭발물을 제거하자마자 병원으로 옮겨져 진찰을 받은 후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 벤처기업 아펜(Appen)의 최고경영자인 아버지 빌 펄버는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딸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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