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채 증액이라는 큰 산을 넘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선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3일 "오바마 대통령이 15~17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서부 '버스투어'에 나선다"고 밝혔다.
의회가 이달 한달 간의 휴회를 거쳐 다음달 개회하면 내년 대선을 겨냥한 선거국면에 돌입한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그의 중서부 공략은 다목적용이다. 최근 부채증액 협상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급전직하했다. 리더십에 대한 실망감으로 업무지지도가 40%까지 곤두박질쳤다. 몇 차례 41%를 기록한 적은 있지만 그 이하로 떨어진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6월초까지만 해도 50%대를 유지했었다. 또 중서부 지역은 지난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지난해 말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에 참패한 곳이다. 그의 버스투어는, 일단락 지은 재정문제를 뒤로하고 유권자들과의 밀착행보를 통해 지지도 제고를 꾀하는 한편 흔들리는 중서부 판세를 복원하겠다는 의미이다. 중서부는 정치성향상 중립지역으로 분류되지만, 다른 지역보다 경기침체의 타격을 더 크게 받으면서 공화당으로 급속히 민심이 이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정치자금 모금행사를 한 뒤 워싱턴으로 돌아와 자신의 50회 생일(4일)을 준비했다. 1961년생인 오바마 대통령은 시어도어 루스벨트(1908년), 빌 클린턴(1996년)에 이어 재임 중 50회 생일을 맞는 세번째 대통령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 50세 생일을 맞는 소감을 묻는 AP통신에 "대통령이 된 뒤 흰머리가 많이 늘었는데, 두 딸은 멋있다고 하지만 아내는 얼굴에 주름살까지 늘어 늙어 보인다고 걱정한다"며 "그래도 아내는 나를 여전히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영라디오방송(NPR)과의 인터뷰에서는 "지금 당장 정말로 원하는 것은 부채협상 타결"이라고 말해 결과적으로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은 셈이 됐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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