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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취한 부유층 '대마펀드'까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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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에 취한 부유층 '대마펀드'까지 조성

입력
2011.08.0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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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 대표에서부터 스포츠협회 대표의 아들에 이르기까지 마약에 중독된 부유층이 검찰에 대거 적발됐다. 특히 일부는 미국산 마약의 품질이 더 좋다는 이유로 돈을 갹출해‘마약펀드’까지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는 지난해 연말부터 지난달까지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16명을 구속기소, 31명을 불구속 기소 하는 등 총 47명을 처벌했다고 4일 밝혔다. 검거된 이들 중에는 유명제조업체 M사 대표, 부유층 스포츠인 ○○협회 회장 아들 김모(27)씨 등이 포함돼 있다.

검찰에 따르면 호주 국적의 김씨는 외국에서 공부한 다른 부유층 자제 7명과 함께 대마 밀수자금을 펀드로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은 국내에선 대마를 구하기 힘들고, 특히 미국에서 유통되는 대마의 품질이 좋다는 이유로 항공비 숙박비 구매대금 명목으로 일인당 100만~400만원씩 총 1,750만원 상당의 ‘마약펀드’를 조성, 대표로 한 명을 미국에 보낸 뒤 대마를 직접 밀수해 투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유명금융회사인 A은행 창업멤버의 아들인 안모(39)씨는 지인 이모(33)씨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 위해 무심코 마약사업에 참여했다가 법정에 서게 됐다. 미국과 영국 등 외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뒤 국내에 입국, 회사를 다녔던 이씨는“히로뽕 밀수자금을 대주면 빌린 돈을 갚겠다”고 안씨를 설득, 300만원을 받았다. 그 후 안씨는 자신이 직접 속옷에 히로뽕을 숨기는 방식으로 밀수에 참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안씨는 마약밀수가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 없이 가담했지만, 마약 밀수는 징역 5년 이상으로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는 중대범죄”라고 설명했다.

전처와 후처를 모두 마약중독자로 만든 ‘나쁜 남편’도 검거됐다. 코스피 상장사 D사 대표인 조모(58)씨는 미국에서 오랜 생활을 한 지인을 통해 히로뽕을 처음 접하게 됐다. 사실혼 관계에 있던 A씨에게 이를 들켰고, 결국 A씨를 꼬드겨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 이후 A씨와 헤어져 B씨를 만난 조씨는 B씨에게도 히로뽕 투약 사실이 들켰고, B씨마저 마약 중독자로 만들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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