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김장호(53)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 후 한강에 투신했으나 출동한 경찰에 구조됐다.
3일 낮 12시33분께 서울 용산구 이촌동 동작대교 남단에서 김 부원장보가 한강에 뛰어내린 것을 행인이 목격,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에 구조대를 급파해 투신 4분만에 구조, 인근 순천향 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 관계자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보는 당시 검정 정장 바지에 흰색 반팔 셔츠와 검정 구두를 신고 있었으며 공무원 증이 바지에서 발견됐으나 현장에 유서 등은 없었다고 구조대 관계자는 전했다. 김 부원장보는 오후 5시30분께 구급차를 타고 병원을 옮기던 중 차량 안에서 링거 호스를 목에 감고 자해를 시도하다 의료진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김 부원장보는 국회의 저축은행 국정조사에 출석했으며 점심시간 휴회를 틈타 한강에 몸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회 국정조사에 참석했다가 점심시간이 돼 김 부원장보에게 '같이 식사하러 가자'했으나 김 부원장보가 바람 좀 세고 오겠다고 혼자 나갔다"며 "오전 국정조사에서 별다른 일이 없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원장보가 최근 검찰 기소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과 주변에 억울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관계자는 "변호인 입회 하에 딱 한 번 조사했다. 금품수수 혐의를 부인하긴 했지만 조사에 대한 괴로움 등을 표출한 적이 없다"며 "기소 후 두 번 재판을 받았는데 그 과정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까 추정한다. 강압 수사는 절대 없었다"고 밝혔다.
김 부원장보는 신삼길(구속)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으로부터 금감원 감사 때 편의를 제공해주는 명목으로 수 차례에 걸쳐 골프 접대와 현금 등 모두 2,2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달 검찰에 기소됐다.
한국은행 출신인 김 부원장보는 지난 5월 자신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사의를 표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관련업무에서 배제됐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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