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기관, 국제기구, 기업체 등 72개 조직의 전산망을 노린 사상 최대규모의 조직적 해킹이 포착됐다. 한국의 정부ㆍ기업 세 곳 역시 해킹 피해를 입은 가운데, 전산 보안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중국의 연루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산보안 업체인 맥아피는 ▦미국 대만 인도 한국 베트남 캐나다 등의 정부기관 ▦국제연합(유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등의 국제기구 ▦방위산업체와 정보통신(IT) 기업 등이 지난 5년간 한 곳의 해킹조직으로부터 장기간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유엔은 2008년 제네바 소재 사무국의 컴퓨터 시스템이 피해를 입었고, IOC와 익명의 아시아 국가는 무려 28개월 동안 해킹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었다고 맥아피는 덧붙였다. 피해를 입은 기관은 미국이 49개로 가장 많고 캐나다 4개, 한국이 3개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맥아피는 한국의 경우 정부기관 한 곳(27개월), 건설회사 한 곳(17개월), 철강회사 한 곳(11개월)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 회사 및 기관명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드미트리 알페로비치 맥아피 부사장은 "해당 정부와 기업들은 국가기밀이나 경제적 이익을 부도덕한 경쟁자에게 그대로 내준 셈"이라고 말했다.
맥아피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이번 해킹에 국가 단위 행위자가 있다면서도 그 배후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사이버 전문가 짐 루이스는 여러 정황을 들어가며 "모든 의심이 중국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로 중국과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곳이 피해 대상이었다는 얘기인데, 예컨데 IOC나 일부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대한 해킹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비와 관련이 있고 대만이 당한 것 역시 중국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산전문가 비제이 무키 역시 "중국이 남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이 지역이 중국발 해킹에 취약하게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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