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적인 억만장자들이 심해로 빨려 들고 있다. 치기를 못 버린 부자들이 고가 잠수정을 가지고 놀이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심연에 빠져든 '무모한 세대' 가운데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의 3인 이야기를 소개했다.
캐머런 감독의 집착에 가까운 해저 사랑은 그의 영화에서 알 수 있다. 블록버스터 '타이타닉'에 이어 특수효과가 뛰어난 '어비스', 최근 개봉한 '생텀'까지 물밑 세계를 다뤘고 '아바타' 후속편도 바닷속 환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캐머런은 영화 제작과는 별도로 5년 전 호주에 심해탐험 개발팀을 꾸려 심해 잠수정과 해저용 3D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다. 건조비용 700만~800만달러가 들어갈 잠수정이 내년 시험운행을 통과하면 가장 깊은 바다인 서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과 통가 해구 등을 15회까지 탐험할 계획이다.
상업용 우주여행 프로젝트를 운영중인 괴짜 기업인 브랜슨은 올해 4월 기자회견에서 "인류에게 남은 마지막 위대한 도전은 우리 행성의 대양 깊은 곳들을 탐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1,700만달러를 들여 모선과 1인용 탐사선으로 구성된 심해 잠수정을 개발한 그는 동료들과 올해 말 심해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구글의 슈미트 회장은 슈미트대양연구소, 슈미트선박연구재단을 설립해 잠수정 개발 비용을 대고 있다. 그가 후원하는 딥오션E&R사는 소재와 기술 모든 것에 최첨단을 적용할 잠수정 개발에 대당 4,000만달러가 소요된다고 전했다.
발 빠른 기업들은 잠수정을 이용한 심해관광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미 플로리다의 트라이턴 서브머린스는 심해 잠수정 딥 플라이트 챌린저로 마리아나 해구를 2시간 탐험하는 여행 상품을 25만달러에 제시했다.
최근 해저광물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지구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아직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다.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은 인류에게 한 차례 방문을 허용했을 뿐이다. 그러나 1960년 미 해군 심해잠수정 트리에스테가 챌린저 해연 바닥에 도착해 20분 머물 때는 바닥 진흙이 뒤섞여 밖을 볼 수도, 사진을 찍을 수도 없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돈 월시는 "심해 탐구는 유익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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