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식 출범한지 지난 1일로 1년 10개월이 됐다. 2009년 10월1일 주공ㆍ토공을 합쳐 새롭게 탄생한 LH는 130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 부채와 이로 인해 하루 이자만 100억원씩 불어나던 대표적인 빚더미 공기업. 그런 LH의 사업 구조조정작업이 지금 얼마나 진척됐을까.
아직 재무구조가 '플러스'로 돌아서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사업 구조조정 및 정부의 유동성 지원 등에 힘입어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국토해양부와 LH는 올 연말까지 모든 사업장의 조정이 끝나면 최대 70조원의 사업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일 LH와 국토부에 따르면 사업조정 대상 138곳 가운데 61%인 85곳의 조정이 끝났거나 주민 협의가 마무리됐다.
지난달 말까지 사업조정을 끝내고 보상착수 또는 행정절차를 완료한 곳은 총 45곳. 이 가운데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돼 ▦사업제한 철회 ▦지구지정 해제 ▦사업 취소 ▦규모 조정을 결정하고 행정절차를 완전히 끝낸 곳은 총 32곳이다. 파주 금능, 춘천 거두3, 성남 대장 등 7곳은 사업제안이 철회됐고, 오산 세교3, 아산 탕정2, 인천 한들, 서산 석림2 등 24곳은 지구지정이 해제ㆍ취소됐다. 택지지구인 안성 아양 1곳은 사업지 규모를 축소했다.
40여곳은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주민협의가 마무리 단계다. 나머지 50여 곳도 추가협의만 마치면 곧 사업방향의 윤곽이 잡히게 돼 그 동안 무분별하게 추진됐던 사업장을 정리하는 작업도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눈덩이처럼 날로 불어만 가던 부채도 최근 증가세가 크게 줄어들었다. 통합 전인 2008년 말에 55조원(주공ㆍ토공 합계)이던 금융부채는 통합 직후인 2009년말에 75조원으로 1년새 20조원이나 급증했으나 지난해 6월 84조원, 지난해말 91조원, 올 6월 94조원 등으로 상승폭이 점차 감소세다. 자금 사정이 호전된 덕분이다. 보금자리주택건설 등 국책사업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전과 유동성 지원 등의 조치로 LH는 상반기에만 자금조달용 채권 2조원, 용지보상용 채권 1조3,000억원, 자산담보부증권(ABS) 1조원 등 모두 4조7,000억원의 채권 발행에 성공한 것도 유동성 제고에 큰 힘이 됐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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