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분유 수요자는 다 합해야 17명. 모유와 일반 분유를 먹을 수 없는 선천성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는 아기들이다. 업체로서는 제품을 생산해 봐야 연간 1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하지만 그래도 이들만을 위한 분유를 출시했다.
매일유업은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의 일종인 메틸 말론산 혈증(MMA)과 프로피온산 혈증(PPA)을 앓는 아기를 위한 분유인 'MPA 2단계'(사진)를 새로 내놨다고 2일 밝혔다.
선천성 대사이상을 앓는 아기는 6만명에 1명꼴로 태어난다. 이들은 아미노산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모유는 물론 평생 동안 고기나, 생선, 쌀밥 등에 포함된 단백질을 마음대로 먹을 수 없다.
매일유업은 이런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유아들을 위해 특정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성분을 보충한 특수 유아식 8종 9개 제품을 자체기술로 개발, 1999년부터 공급해 오고 있다. 이번에 출시한 신제품은 3세 이하의 아이가 먹는 MPA 1단계의 후속 상품으로 4세 이상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MPA 2단계 제품을 먹어야 하는 아기는 현재 국내에 17명인 것으로 파악되며 1단계 제품을 먹는 유아는 11명이다.
한번 시설을 가동하면 일정 규모 이상이 생산되는 공정의 특성상 매일유업에서는 연간 1만 통 정도의 MPA 2단계 분유를 만드는데, 이 중 1,500통 정도만 수요자에 의해 소비되고 나머지는 폐기된다. 수요가 적어 개발비를 제외하고 MPA 2단계를 생산하는 비용만으로도 연간 1억4,000만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한다.
선천성 대사이상의 일종인 페닐케톤 요증(PKU) 환아의 부모모임 회장 정혜진 씨는 "특수분유는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그간 고가 수입 분유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소수를 위한 특수분유를 국내 자체기술로 개발해 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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