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의 국민주 방식 민영화는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충분히 검토할 만한 방안이라고 본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의견을 내 당국과 어느 정도 조율을 거쳤다는 이 방안의 골자는 정부 보유주식 51%를 유지하되 나머지를 포스코처럼 대량매매(블록 세일)를 통해 일반 국민들에게 배정한다는 것이다.
여당 내 일부 인사는 물론 야당과 인천시, 공항노조를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는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헐값매각에 따른 국부 유출과 운영 노하우의 유출 등이 반대의 근거다. 1999년 설립된 인천공항은 2004년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1조2,860억원 매출에 5,332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초우량 공기업이다. 국제 평가에서도 세계 1위를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민영화를 반대하며 지금 이대로 가자는 논리도 설득력 있게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설립 당시부터 민영화 대상이었다는 근거 말고도 공기업 민영화의 양대 목표 중 하나인 재정부담 축소 측면을 충분히 고려할 시점이다. 이미 착공에 들어가 2015년 완공 목표인 3단계 확장공사에 4조원 이상이 투입돼야 한다. 완공 후 연간 여객처리능력은 4,400만 명에서 6,200만 명으로 늘어나 국제 허브공항으로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된다. 문제는 재원이다.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3조원 남짓 장ㆍ단기 부채를 갖고 있는 인천공항의 3단계 확장공사비는 결국 직ㆍ간접적 국민부담일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 민영화의 대전제는 물론 특혜시비의 원천 차단이다. 이 문제가 3년여 질질 끌어온 이유 중 하나가 대통령 친인척의 연루설 등이었다. 여기에 외국자본을 배제하고 특정 대기업에 대한 특혜시비도 막는 세밀한 방안이라면 논란 대상일 이유가 없다. 정치권이 제기한 우리은행과 대우조선의 국민주 방식 민영화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접근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과거 포스코에서 봤듯 앞을 알 수 없는 게 주식이라는 점에서 서민들의 재산 증식수단 운운하는 정치권의 민영화논리는 오히려 설득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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