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사립대학들이 올해 계절학기 등록금을 대폭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상반기'반값 등록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많은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하고 장학금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동시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계절학기 등록금은 최고 13%까지 올려 비난이 예상된다.
참여연대는 2일 서울 주요 사립대 33곳의 계절학기 등록금 실태를 조사한 결과, 9개 대학이 지난해보다 평균 6.5%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교육과기술부가 제시한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인 5.1%를 훌쩍 넘긴 수치다. 건국대(13.3%) 한양대(13%) 연세대(11.2%)의 인상률이 특히 높았다.
33개 대학의 계절학기 등록금은 지난해 과목당(3학점 기준) 평균 24만7,938원에서 25만4,256원으로 올랐다. 주요 대학 중에는 고려대가 33만6,000원, 연세대 33만원, 서강대 30만원으로 비싼 편에 속했다. 서울기독대의 경우 학점 당 등록금이 22만2,000원으로 한 과목당 무려 66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
대학들이 계절학기 등록금을 대폭 올린 것은 계절학기 등록금은 등록금 인상률 상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과도하게 인상한 대학을 제재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규정이 아직 없다"며 "각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논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계절학기 등록금을 대폭 인상한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교과부의 시간강사비 현실화 지침에 따라 강사료를 인상해 계절학기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학교의 경우 학생대표와 등록금 수준을 조율하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따로 열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계절학기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등록금이 아니라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재학생의 20~30%가 계절학기를 수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ㆍ학부모의 부담은 정규 학기 못지 않다. 참여연대는 "많은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학점을 높이고자 계절 학기에 2과목까지 수강하고 있는데도, 수강료 결정과정에 학생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인상 근거나 수강규모, 수익금 등을 모두 비공개로 하고 있어 불만이 높다"고 지적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계절학기 등록금은 수강 인원과 학점이 제 각각이라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렵지만 내년부터는 계절학기 등록금도 인상률 상한제에 포함시키는 방한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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