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한진중공업 사태, 조남호 회장이 나서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한진중공업 사태, 조남호 회장이 나서라

입력
2011.07.31 12:02
0 0

기어이 3차 희망버스가 부산에 갔고, 영도는 다시 몸살을 앓았다.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들과 그들을 막는 시민들의 대치가 큰 충돌 없이 끝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무엇보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평화적 집회 약속을 지켰고, 시민들을 자극하는 거리행진도 않았으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집회장소로 택하지 않은 때문이다. 경찰의 철저한 불법시위 저지와 엄단 방침, 거센 반대 여론도 도움이 됐다.

희망버스가 이렇게 자꾸 부산으로 달려간다고 한진중공업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문제를 엉뚱한 쪽으로 몰아갈 뿐이다. 희망버스를 정치적 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 때문이다. 일부 여당 정치인들도 여론의 눈치를 보며 법과 원칙을 무시한 어설픈 정치적 타협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는 희망버스도, 200일을 넘긴 고공크레인 농성도 멈추게 할 수 없다.

노사 모두의 각성이 있어야 기약 없는 대결을 끝낼 수 있다. 지금껏 노사 양쪽이 보인 태도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노조는 지난달 27일 170명 정리해고에 합의하고도 외부세력의 농성을 방관하고 있다. 노사 합의를 스스로 존중하면서 남은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더욱 무책임하고 한심한 것은 회사 측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한달 반이나 해외에 머무르며 '나 몰라라'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정리해고를 발표하면서 주주들에게 174억 원의 이익배당금을 나눠주었고, 정리해고 합의를 기다렸다는 듯 없던 일감을 무더기로 따왔다. 정리해고의 불가피성이 설득력을 잃은 이유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근로자에 대한 애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런 행태가 희망버스에 수천 명이 참여하게 만든다. 조남호 회장은 당장 돌아와 양보와 타협의 자세로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것만이 노사문제를 올바로 처리하지 않아 사회적 혼란과 그릇된 정치 투쟁의 빌미를 제공한 과오를 씻는 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