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여론이 뜨거웠던 '3차 희망버스' 행사가 경찰과의 충돌 없이 비교적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다만 영도 진입을 막겠다며 나선 주민 및 일부 보수단체 회원과는 크고 작은 마찰을 빚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전국에서 모인 7,000여명(경찰추산 5,000명)은 30일 오후 6시부터 부산역 광장에서 문화 행사를 개최했다. 이들은 지난 9일 열린 2차 행사 때처럼 대규모로 도심을 행진하는 대신 소규모로 무리를 지어 시내버스, 택시 등을 타고 영도로 향했다.
희망버스 기획단 관계자는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꿈꾼다'는 취지의 행사인 만큼 영도 주민이나 다른 부산 시민에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밤새 문화행사가 진행된 영도 내에서의 집회 장소도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는 조선소 동문 쪽인 대선조선 2공장 앞(영도조선소에서 800여m 지점) 이면도로 앞으로 잡았다. 특히 참가자들이 2차때와 달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향해 무리하게 행진하지 않자, 경찰도 강제 해산에 나서지 않았다. 집회 역시 요란한 구호 제창을 자제한 채 노래공연과 자유발언 등으로 이어갔고 31일 오전7시 문화 행사를 마친 뒤, 거리 청소도 했다.
하지만 행사 참가자들과 항의하는 주민들 사이에 벌어지는 승강이가 곳곳에서 목격됐다. 주부 윤모(43)씨는 "처음엔 같은 동네 사람으로서 해고 근로자들의 사정이 안타까워 농성을 이해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계속 주말 밤을 방해하니 반감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일부 보수단체와 영도 주민 1,000여명이 부산대교와 영도대교 입구 등에 집결, 행사 참가자들의 영도 진입을 막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보수단체의 일부 회원들은 영도대교 입구 쪽 왕복 4개차로를 점거한 뒤 차량 통행을 중단시키기도 했고, 시내버스를 막은 뒤 승객에게 모두 하차할 것을 요구하는 막가파식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이 과정에 희망버스 참가자의 멱살을 잡는 등 물리적 마찰을 빚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한편 희망버스 기획단 측은 3차 행사에 대한 자체 평가를 거친 뒤 다음 행사에 대한 방안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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