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의 덫/미키 맥기 지음·김상화 옮김/모요사 발행·396쪽·1만7,000원
잡지와 신문, TV 토크쇼와 서적을 통해 하루에도 몇 번씩 소위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이가 "더 나은 나로 거듭나라"며 전하는 생활 수칙들을 접한다. 어느 틈에 자기계발 담론은 하나의 산업군으로 분류할 수 있을 만큼 급증했다.
<자기계발의 덫> 은 이처럼 널리 퍼진 자기계발의 메시지, 특히 관련 서적이 지닌 가치에 의문을 품는다. 사회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저자는 1970년대 이후 발행된 미국의 자기계발서를 토대로 자기계발 문화의 맹점을 지적한다. 자기계발의>
저자에 따르면 1972년부터 2000년 사이 미국의 자기계발서 발행 부수는 두 배 이상 늘었고 전체 출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시장 자율과 경쟁을 기치로 내건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현대의 자기계발서는 허구적인 자아의 미래상만을 제시한다고 꼬집는다. 어느 누구도 혼자서 자아를 실현할 수는 없으며 진정한 자기 형성을 위해서는 타인의 노동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온전히 개인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자수성가가 가능하다면 실패 역시 오직 개인의 단점이나 약점에서 비롯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는 논리적인 허점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오늘날의 자기계발 문화는 광고와도 닮아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기 변화를 위한 가장 빠른 수단으로 몸치장에 열을 올리는 교본류의 처세서가 늘고 있다"며 "구강청결제나 비듬샴푸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생활의 기본 예의를 지킬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이 같은 종류의 자기계발서는 독자들을 미, 건강, 부, 특정 분야의 기술적 지식 등 어떤 근본적인 요소가 결여된 존재로 정의하면서 해결사를 자처한다.
결국 저자는 오늘날의 자기계발 문화가 개인들이 자신의 상처와 불만을 구조적인 사회 문제의 일부로 이해할 가능성에서 비켜서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자기계발서의 성적 불평등 가능성도 덧붙인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배우자나 자녀의 자아실현을 돕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표현해 왔지만 자본주의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하는 것만으로 가치를 인정 받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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