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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눈물 쏟는 학부모 심정 헤아려 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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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눈물 쏟는 학부모 심정 헤아려 보았나

입력
2011.07.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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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영림중 교장실. 반년 넘게 주인을 찾지 못한 이 방에서 긴급 학부모회의가 열렸다.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장임용 연기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학부모는 20여명.

또 다시 교과부가 박수찬 후보자 임용을 거부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져 나왔다. 한 학부모가 "더 나은 교장선생님을 우리 손으로 뽑고 싶었던 것뿐인데, 난데없이 검찰 기소와 교과부 제동에 맞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학생들에게 이 상황을 어디서부터 설명해 줘야 할지 모르겠고 이 땅에서 학부모로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이런 사회를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 가슴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다른 학부모들도 복받쳐 오르는 서러움에 함께 눈물을 쏟는 바람에 교장실은 학부모들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한 학부모는 "교육에 공백이 생길까 봐 학부모들이 학기 내내 책읽기봉사, 텃밭가꾸기 봉사 등을 해 왔는데, 당국은 우리 학교 교육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고 꼬집었다. 학부모들은 "기소와 별개로 아이들 교육을 위해 박수찬 교사를 당장 임용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회의 내내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발언과 교과부의 이중적 잣대가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달 2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상임위에서 김춘진 의원이 "5억원 횡령한 것으로 금융감독원 발표에서 드러난 김문기 상지대 이사장이 복귀하는데 주무장관 입장이 어떠냐"고 물은 데 대해 이 장관은 "아직 (법원에서)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법 절차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학부모들은 이 장관에게"5억 원을 횡령한 사람에게 무죄추정의 원칙을 말하면서 박수찬 교사에게는 왜 무죄추정 원칙을 적용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교과부는 상반기 내내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 '단위학교의 자율'을 강조해 왔다. 이번 사태에서 교과부는 교육 수요자인 영림중 학부모와 학생들의 뜻을 얼마나 이해하고 존중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김혜영 사회부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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