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내년 4월 총선 때 자신의 지역구(대구 달성)에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당내 일부에서 또다시 "박 전 대표가 수도권 지역에 출마하거나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으로 선출된 이종구 의원은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대구 출마 입장 표명과 관련, "비례대표로 나서거나 아니면 어려운 수도권 선거구에서 싸우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대통령후보를 지향하고 있으니 대통령후보의 위상에 맞게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선에서는 후보 개인에 대한 투표도 있지만 정당 투표도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정당 투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비례대표 15번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번에 친박계의 지지를 받아 시당 위원장에 당선됐다는 평가를 받은 이 의원은 자신을 친박계로 보느냐는 질문에는"친박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가 지난 20일 지역구 출마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 수도권 출마 주장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수도권 의원들의 위기감과 무관치 않다. 박 전 대표의 수도권 출마를 주장한 이종구(서울 강남갑)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도 모두 서울 출신이다. 비례대표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 역시 전국적인 지지도가 높은 박 전 대표가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줘야 한다는 전략에 따라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총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이미 분명하게 밝혔다"며 재론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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