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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전설' 소로스 퇴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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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전설' 소로스 퇴장하다

입력
2011.07.2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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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업계의 전설 조지 소로스(80)가 은퇴를 선언했다. 외신들은 26일 소로스가 38년간 운용해온 퀀텀펀드를 청산하고, 더 이상 남의 돈을 운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소로스는 "그간 돈을 맡겨준 데 감사하며 모두가 적절한 보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퀀텀펀드가 설립된 1973년 10만달러를 맡겼다면 이번에 1억달러를 돌려 받게 된다. 연간 20%씩 모두 10만2,000%라는 엄청난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에 소로스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둔 이는 13만5,000%을 기록한 워런 버핏(80)이 유일하다.

소로스의 은퇴 결정은 내년 3월 발효되는 미국의 월가 규제인 도드프랭크법 때문으로 알려졌다. 3년 전 금융위기를 계기로 마련된 이 법이 발효되면 1억5,000만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헤지펀드는 투자자와 운용내역 등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해야 한다. 소로스는 "규제를 따르기보다 정보공개 대상에서 제외되는 가족회사로 전환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못마땅해 했다.

가족자금을 운용하는 가족회사는 벌써 빌 게이츠에서 오프라 윈프리까지 억만장자의 액세서리가 돼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FT는 투자자들이 왜 소로스가 진작 은퇴하지 않았는지를 더 궁금해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추계로 재산이 145억달러인 소로스가 헤지펀드 운용 수수료를 챙기기엔 너무 부자란 것이다. 소로스는 지난해 부자 순위로는 미국내 14위, 세계에선 35위였다.

그러나 소로스는 은퇴해도 가족회사 자금 245억달러를 운용하는 큰 손으로서 지금 같은 영향력을 계속 유지할 전망이다. 퀀텀펀드 자산 255억달러 가운데 10억달러 만이 외부 투자금이고 나머지는 소로스 자신과 가족, 재단 소유로 알려졌다.

헝가리에서 태어나 영국을 거쳐 미국에 정착한 소로스는 92년 9월 파운드화 하락에 10억달러 이상을 베팅, 영국에 '검은 수요일'을 야기하고 11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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