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에 도착, 북미회담 일정에 돌입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곧바로 미국 행 비행기로 갈아타 뉴욕에 도착한 김 부상은 예상과 달리 일반 탑승객 출구로 나와 취재진들의 질문세례를 받았다.
김 부상은 북미대화와 6자회담 전망을 묻는 질문에 "낙관한다"며 "지금은 모든 나라가 화해해야 할 시기이므로 북미관계도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북한 핵 협상을 총괄하는 김 부상은 2007년 3월 뉴욕 방문 이후 4년 4개월 만에 미국을 찾았으며 북미대화가 재개되는 것은 2009년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평양 방문 이후 1년7개월만이다.
김 부상은 "핵사찰을 수용할 것이냐" 등 의제를 묻는 질문에 "나중에 얘기하자"고 즉답을 피했다. 4년여만의 뉴욕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변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고 대답했다.
김 부상은 28, 29일 보즈워스 특별대표,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 등 미 대표단과 북미 고위급 회담을 가진 뒤 8월 1일 김 부상을 초청한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및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관하는 한반도 관련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입국장에는 한국을 비롯한 6자회담 당사국 취재진 수십명이 몰려 북미접촉에 대한 질문 공세를 했으며 김 부상은 피곤한 기색 없이 미소를 머금은 표정으로 질문에 답했다. 취재진에 막혀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김 부상은 표정 변화 없이 기다렸으며 영접 나온 신선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기자들을 제지하고 길을 터주자 기다리고 있던 검은색 캐딜락 승용차를 타고 공항을 떠났다.
북한 대표단에는 리근 외무성 미국국(局) 국장과 북한측 6자회담 차석대표를 맡고 있는 최선희 부국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입국장이나 호텔 등에서 이들의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김 부상은 숙소인 맨해튼 유엔본부 앞 밀레니엄 유엔플라자 호텔에서도 "피곤해서 더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김 부상은 4년여 전 뉴욕 방문에서도 이 호텔에 묵었다.
미 국무부가 김 부상의 미국 방문을 뉴욕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워싱턴 방문 등은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뉴욕=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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