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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 한달 앞으로/ 마라톤 지영준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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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 한달 앞으로/ 마라톤 지영준 출사표

입력
2011.07.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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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라톤이 4년 전 '오사카의 기적'을 대구에서 재연하기 위해 심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오사카의 기적이란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마라톤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것을 가리킨다. 황규훈(60)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은 "35km지점까지 한국이 1위로 달렸다. 막판 7km를 남겨두고 홈팀 일본에 아쉽게 금메달을 내줬지만 이번 대구세계선수권에선 정반대의 상황을 연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오사카 기적을 일군 주인공 이명승(32ㆍ삼성전자)은 "당시 폭염을 피하기 위해 오전7시에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막판 기온이 35도를 웃돌았다"며 "습도도 사우나를 방불케 할 정도로 높았다"고 회고했다. 육상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한국 마라톤의 끈기와 근성이 빚은 합작품"이라며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 경기가 열리는 9월초 대구의 기온이 오사카와 비슷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 마라톤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피날레 레이스에 장엄한 마침표를 찍겠다며 신발끈을 바짝 죄고 있다. 정만화(51)대표팀 코치가 지도하는 남자마라톤 대표팀 10여명은 강원 원주시에서 한 달여 전지훈련을 마치고 양구군에서 보름여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지영준(30ㆍ코오롱)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매일 오전5시30분부터 새벽훈련 1시간30분, 오후3시30분부터 더위적응 훈련 1시간30분을 통해 하루 40km에 육박하는 거리훈련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담금질 중이다. 케냐에서 데려온 훈련파트너 2명도 대낮 땡볕에서 소화하는 한국선수들의 훈련 량에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는 후문이다.

25일 양구 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지영준은 "대구 세계선수권을 통해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굳은 의지를 밝혔다. 지영준은 "약물복용 의혹 때문에 경찰서에 여러 번 불려 다녔다. 화나고 억울한 심정에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심지어 병원에 물리치료 받으려 가는 것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더라.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음해를 일삼는 풍토에 환멸을 느꼈다. 하지만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대구에서 뼈를 묻을 각오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영준은 이어 "대구는 선수생활의 기로에 서 있었을 때 두 차례 선물을 안겨준 곳이다"라며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지영준은 실제 2시간8~9분대의 기록으로 2009년 대구국제마라톤 우승과 이듬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영준의 이 같은 '절규'와는 달리 현재 그의 몸 상태는 최악이다. 4개월 전 입은 오른 허벅지 햄스트링 부상이 완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영준은 "이틀 전부터 나아지는 기미가 보여 오기와 깡으로 운동장에 나섰다"며 "최종 5명의 명단에 뽑힐지 모르겠다. 마음을 비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단체전 금메달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양구=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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