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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첫 세계여성과학기술인네트워크 회장, 이공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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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첫 세계여성과학기술인네트워크 회장, 이공주 교수

입력
2011.07.2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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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그리고 한국의 여성 과학자들을 위한 일이면 뭐든 할 겁니다. 좌절과 도전을 반복하고 있는 후배 여성 과학자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22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세계여성과학기술인네트워크(INWES) 총회에서 3대 회장이자 첫 아시아인 회장으로 선출된 이공주(56) 이화여대 바이오과학과 교수는 감회가 남달라 보였다. INWES는 세계 여성 과학자 단체 중 최대 규모로, 60개국에 회원 수만 25만여명이다.

이 교수는 2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여성 과학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아 기쁘면서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1979년 이화여대 약학과를 나온 그는 졸업 후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했다. 석사학위를 딴 뒤 보건복지부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여성은 뽑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에 꿈을 접어야 했다. 결국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로 유학을 떠나 생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에선 여자 이공계 학생이 드문 시절이고 정부 부처에도 당연히 생소했나 봅니다. 눈물을 머금고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전화위복이랄까, 거기서 공부에 매진할 수 있었어요.”

88년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여성 과학자에 대한 차별은 여전했다. 유학시절 함께 공부한 남편과 화학연구소에 지원했는데, 선임연구원으로 합격한 남편과 달리 이 교수는 ‘박사 후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그는 “여성 후배들에게 나쁜 선례가 될 것 같아 입사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이후 어렵사리 대전 표준과학연구원에 들어간 그는 여성 과학자들의 전국 모임을 만들기 위해 발로 뛰어다닌 끝에 93년 회원 수 1,300여명의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를 탄생시켰다.

여성 과학자 지원에 대한 그의 관심은 해외 과학자들과의 교류로 이어졌다. 선배 과학자 정명희 박사와 함께 2005년 세계여성과학기술인대회(ICWES)를 한국에서 개최한 뒤, 올해까지 전세계 과학자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지원하는 데 힘을 쏟았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오된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 과학자들과 접촉 기회를 늘리는 데도 주력했다. 그는 “해외 여성들도 한국처럼 사회 내 소수자의 경험이 있었고, 그런 느낌 때문인지 서로 소통하는 데 큰 불편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 덕분에 3년 전 INWES 회장에 내정됐고 이번에 정식으로 선출된 것이다.

이 교수는 최근 암이나 뇌질환 같은 질병의 조절 과정을 분석해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프로티오닉스’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후배 여성 과학자들이 여성의 강점인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첨단 분야에서 해외 과학자들과 폭넓은 협력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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