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산업계 사뭇 다른 여름 휴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산업계 사뭇 다른 여름 휴가

입력
2011.07.25 17:40
0 0

25일 오후 3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인적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조선소 전체가 문을 닫고 최장 16일간의 여름 휴가에 들어갔기 때문.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업무 효율성을 위해 여름철 집중휴가제를 실시하고 있다"며"일하기 힘든 기간에 한꺼번에 쉬면서 재충전하자는 취지에서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경기 기흥 사업장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전 생산라인이 단 1초도 멈추지 않고 풀 가동되고 있는 것. 이 공장은 근로자들이 4조 3교대제 형태로 일하고 있는 만큼 휴가 기간에도 대다수 근로자들이 정상 근무를 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은 산업계의 풍경이 업종별로 사뭇 다르다. 공장 문을 닫고 근로자 전체가 꿀맛 같은 2주간 휴가를 즐기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휴가 없이 평소대로 생산라인을 돌리는 곳도 적지 않다. 업종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휴가 시스템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중후장대 산업으로 불리는 조선, 중공업, 완성차 업계는 7월말부터 8월 첫째주까지 공장 전체가 아예 문을 닫는다. 업체별로 최장 2주간의 여름 휴가를 주는 곳이 적지 않다. 현장 근로자가 많아 무더운 여름날에는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 조선이나 중공업 경우 수주 물량이 있을 때만 집중적으로 작업을 하는 업종 특성 상 장기간 휴가가 가능한 측면도 있다.

2009년부터 여름철 집중휴가제를 실시 중인 현대중공업의 경우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현장직원들을 중심으로 열흘간의 여름휴가를 실시한다. 공식 휴가일수는 열흘이나 토ㆍ일요일 등 주말을 포함하면 최장 16일까지 쉴 수 있다.

2007년부터 조선업계 중 가장 먼저 2주 여름휴가제를 도입한 대우조선해양은 다음달 1일부터 12일까지 휴가에 들어간다. 대우조선은 2009년과 2010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1주만 쉬었다가 올해 다시 2주로 늘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여름휴가 때 한꺼번에 쉬는 대신 광복절과 회사창립기념일 등 공휴일과 기념일에 일하면서 이를 벌충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직원들에게 2주간의 여름 휴가를 권장하고 있다. 공식적인 휴가는 다음달 1~5일까지지만 본인이 희망하면 연차를 이용해 5일간 더 다녀올 수 있다. 삼성중공업과 STX조선해양은 다음달 1~5일 한 주만 쉰다. 현대자동차도 다음달 1일부터 1주일간 생산 라인을 중단하고 휴가에 돌입한다.

하지만 용광로의 불꽃을 잠시도 끌 수 없는 철강업계와 가동 중단의 손실이 큰 반도체업계는 여름철 휴가기간에도 평소 근무 시스템을 유지한다.

연중 고로를 가동하는 포스코는 특별한 휴가기간 없이 근로자들이 자신의 근무스케줄에 따라 쉬면 된다. 물론 그렇다고 쉬는 날이 적은 것은 아니다. 주간 2일 근무에 이어 야간 2일 근무를 한 후 4일 쉬는 시스템으로, 근로자 1인당 연간 휴무일 수가 190일(1,920시간)에 달한다. 1년의 절반 이상을 쉬는 셈.

삼성전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괄 시스템으로 돼 있는 생산공정의 특성상 단 하루라도 라인이 멈출 경우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만큼 1년 365일 가동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