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속열차 사고 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두 살 된 아이와, 마지막 순간까지 제동기를 당기다 숨진 기관사의 사연이 중국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은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솽위마을에서 추락한 고속열차의 객차 잔해에서 사고 발생 21시간만인 24일 오후 5시 40분(현지시간)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는 두 살 난 여자 아이 샹웨이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원저우 출생인 이 아이는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부모는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이의 삼촌은 샹웨이가 부모와 함께 항저우(杭州)를 떠나 원저우로 돌아오고 있었다고 전했다.
생존자들이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생각할 만큼 추돌의 충격이 컸던 데다 아이가 사고 당시 손상이 가장 컸던 둥처(動車) D301호의 첫번째 객차에 타고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샹웨이의 생환은 기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후행 열차의 기관사는 사고를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제동기를 놓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런민(人民)일보의 인터넷 사이트인 런민망은 현장 조사 결과 후행 열차 D301호의 기관사 판이헝(潘一恒·38)씨가 제동기를 꼭 잡은 채 숨져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그 충격으로 신체가 심하게 손상됐다.
판이헝은 선행 열차 D3115호가 벼락을 맞고 철길에 멈춰 서있던 사실을 몰랐고 긴급 연락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추돌을 피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런민망은 승객이 1,400여명에 이르고 탈선, 추락한 객차가 6량이나 되는 것 치고는 피해가 크지 않았던 것은 판이헝이 끝까지 제동기를 잡고 속도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런민망은 판이헝이 1993년 8월 광저우 철로기계학교를 졸업하고 푸저우(福州) 기관구로 배치돼 18년 동안 23만8,262㎞를 무사고 운전했으며 이번이 첫 사고였다고 안타까워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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