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송일호 북ㆍ일 국교정상화 교섭 담당 대사와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일본 전 납치문제담당상이 21, 22일 이틀간 중국 창춘(長春) 시내의 한 호텔에서 극비리에 회담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통신은 복수의 북ㆍ일 관계자를 인용, 양측이 일본인 납치 문제 등을 둘러싸고 교섭을 재개하기 위한 의견 조정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나카이 전 담당상의 중국 행에는 일본 내각부 납치문제 대책본부 직원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29일 미국 뉴욕에서 1년 7개월 만에 재개되는 북ㆍ미대화에 맞춰 북ㆍ일간 물밑 접촉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일본 총리의 방북 당시 처음으로 일본인 납치사실을 인정하고 7명을 돌려보냈다. 하지만 북한이 보낸 일본인의 유골이 가짜 논란에 휩싸이면서 관계가 다시 냉랭해졌다. 일본은 이후 꾸준히 납치 인사의 추가 소재 파악과 귀환을 요구했으나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양국은 2008년 8월 중국 선양(瀋陽)에서 만나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기로 합의했지만 후속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채 중단된 상태다. 나카이 전 담당상은 일본 여당인 민주당의 중의원 11선 의원으로 북한통으로 꼽힌다.
산케이(産經)신문도 이날 북미대화가 결정되면서 북한 핵개발을 둘러싼 6자회담의 제2단계로 북ㆍ일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가 그동안 북ㆍ일대화와 관련, 일본 정부에 자제를 요구했으나 북미대화의 재개로 일본과 북한의 접촉을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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