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왕년의 해태 타이거즈 출신 스타들이 CEO 등 각양각색의 직업인으로 변신했다.
1980년대 해태의 간판 투수이자 '꽃미남'으로 인기를 끌었던 이상윤(51) 전 기아 타이거즈 수석 코치는 29일부터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서 마트 사장님으로 변신한다.
이씨는 2006년부터 중국 옌타이의 종합 레저타운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다 2009년 귀국한 뒤 최근 20년 지기인 한 유통업체 김성진 대표의 권유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씨는 "사업 동반자들은 많았지만 사회 경험이 적어 신중하게 결정하려고 모두 거절했다"며"김 대표는 20년 전 우리 집 앞에서 구멍가게를 할 때부터 늘 새벽까지 부지런히 일한 사람이기에 믿고 뛰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를 할 때는 팬들에게 내 기량을 충분히 보여주는 게 임무였다면 이제는 매장을 찾는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씨처럼 스타 플레이어 출신답게 사회에서도 사업가 등 다양한 직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
김성한 전 기아 타이거즈 감독은 광주 서구 치평동에서 고급 중식집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엔 지역 유선방송에서 해설가로 맹활약하고 있다. 3루수 출신 구한성(43)씨는 전남 목포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전기관련 부품업체 ㈜한성전기를 설립, 연 매출 100억원을 올리고 있다. 구씨는 "평생 운동만 한 선수들은 은퇴 후 진로에 고민을 하다가 사기도 많이 당한다"며 "최근엔 40대 은퇴 스타선수들이 다양한 사업구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씨 외에도 포수출신 최해식(44)씨는 은퇴 후 직접 철가방을 들고 뛰다 지금은 연매출 12억이 넘는 중국 음식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또 홈런타자 김봉연(59)씨는 극동대 교수로, 최연소 1,000 안타 기록을 세웠던 홍현우(39)씨는 경력을 살려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서 6년째 스포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기아 타이거즈는 26일 광주에서 열릴 삼성과의 홈 3연전에서 추억의 해태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칠 계획이다.
광주=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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