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이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만연한 무책임 행정이 낳은 필연적 사고다. 지난 주말 확인된 차세대 나이스(NEISㆍ교육행정 정보시스템)의 중ㆍ고교 내신성적 처리 오류는 교육행정에 대한 신뢰를 다시 한 번 추락시킨 대형 사고다. 이렇게 기본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주호 장관이 아무리 창의ㆍ융합교육이니, 글로벌 인재양성이니 해봐야 뜬구름 잡는 소리가 될 수밖에 없다. 기강을 바로잡아 엄정한 책임행정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교과부는 당장 8월 1일 시작되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차질이 없도록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학기말 성적을 처리할 때 고교는 동점자 처리, 중학교는 무단 결시생의 인정점수 부여 과정에서 오류가 생겼다. 그 결과 전체 고교생의 약 1%인 1만9,000여명과 중학생 200여명의 석차가 뒤바뀐 상태다. 교과부는 즉각 전체 고교생 190만 명에 대한 성적 재확인을 거쳐 29일까지 새 성적표를 나눠주겠다고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이번 오류로 내신등급이 변경되는 학생들은 대학 지원전략을 적절히 수정하지 않을 경우 입시에 실패할 수도 있다. 일선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성적 재검증과 성적표 재발송 등의 업무에 투입돼야 하는 상황이라 긴밀한 진학지도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오류를 감안한 수시 지원 가이드라인 같은 정보도 제공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수시 일정의 일부 조정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관리하는 대입 수능 출제ㆍ검토위원으로 당해 수험생 자녀가 있는 교수와 교사들이 참여한 사실이 지난주 드러났을 때, 우리는 실질적 감독기관인 교과부가 책임지고 수습할 것을 촉구했다. 얼마 전 민요 아리랑에 관한 인터넷 뜬소문이 국정교과서에 실린 데 대해 아무도 책임 지지 않은 전례를 지적하면서 내놓은 요구였다. 하지만 교과부는 꿀 먹은 벙어리였고, 이번에 또다시 대형사고가 났다. 재삼 강조하지만 최근 교과부의 잇단 사고는 이 장관이 직접 나서 사과하고 업무기강 쇄신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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