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이다. 사업도 당연히 인터넷에 기반을 둔 것들이다.
하지만 구글엔 인터넷과는 무관한 '엉뚱한 사업'들이 적지 않다. 창업자인 두 천재,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특이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 항공우주국(NASA)과 긴밀한 연계를 맺고 벌이는 사업들이다. 구글은 2007년 NASA와 계약을 맺고 NASA소유의 모페트 비행기지를 임대했다. 민간인 이용이 금지된 모페트 비행장을 임대하는 조건으로, 구글은 1년에 130만 달러를 지불하며 이곳에서 구글 소유의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NASA 연구원들과 장비를 실어주기로 했다. 구글은 보잉 767 제트기 3대를 보유하고 있다.
모페트 기지에는 구글 소유의 전투기도 있다. 구글은 2008년에 독일 항공업체인 도르니에가 만든 초음속 전투기 알파젯을 구입했다. 도르니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폭격기를 만들던 업체. 실제로 구글이 구입한 알파젯은 기관포와 폭탄 등 공격 무기 장착이 가능하다. "전쟁광도 아니고 도대체 구글이 왜 전투기가 필요한 것이냐"는 궁금증이 끊이질 않았지만, 구글측은지금까지도 "NASA와 맺은 계약에 따라 조종사를 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 외에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구글은 전투기 뿐 아니라 우주선도 갖고 있다. 실리콘밸리로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를 방문하면 넓은 부지 위에 여기저기 흩어진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43번 건물에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사무실이 있으며, 건물 1층 천장에는 '스페이스십 1'으로 불리는 소형 우주선이 매달려 있다. 래리 페이지가 '개인 우주 여행을 위해' 구입했다고 한다.
구글 본사에는 커다란 공룡 화석도 있다. 43번 건물 근처 잔디밭 위에 입을 벌리고 무엇인가 집어 삼킬 듯 구부리고 있는 전체 모습 그대로의 육식 공룡 뼈는 모형이 아니라 실제 화석이다. 세르게이 브린이 선물받은 공룡 화석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또한 구글의 엉뚱함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호기심을 자아내는 이 같은 장비들은 결국 구글이 원대한 꿈을 안고 추진하는 우주인터넷서비스로 귀결된다. '행성간 인터넷(Interplanetary Internet)'이라고 부르는 우주인터넷은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와 손잡고 우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인공위성을 접속 장치로 활용해 행성과 행성, 행성과 지구, 우주선과 우주선 사이에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우주인터넷은 우주 뿐 아니라 접속 장치를 설치하기 어려운 지구에서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 불통 지역 해소에 기여할 전망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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