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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야심작 퍼플카드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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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야심작 퍼플카드의 굴욕

입력
2011.07.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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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장님은 혹시 퍼플카드 피트니스 서비스 중단된 사실 알고 계셨나요?...(생략) 좀 어이가 없네요.

A. (정태영 사장) 중요한 사안이라 저도 물론 알고 있고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휴사의 일방적이고 갑작스러운 불이행은 초유의 일이고 저희들은 법적 조치에 들어가지만 일단 고객분들에게는 리콜 옵션을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태영(사진) 현대카드 사장에게 또 악재가 터졌다. 정 사장이 야심적으로 선보인 VIP용 퍼플카드(연회비 60만원)가 최근 고객들에게 옵션으로 제공하던 호텔 피트니스 무료이용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제휴사인 호텔 측이 "피트니스 센터에 사람이 붐벼 기존 회원들의 항의가 빗발친다"는 이유로 일방 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비자카드가 6년 전 골프장 그린피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앞세운 VIP카드를 내놨다가 수요 감당을 못해 발급을 중단한 적은 있지만, 제휴사가 사전 조율 없이 계약을 일방 파기한 경우는 처음이다. 정 사장으로선 지난 4월 발생한 현대캐피탈 해킹사고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책임 추궁을 앞두고 있어 악재가 겹친 셈이다.

호텔 피트니스 무료이용 서비스는 최근 카드사 간 VIP카드 혜택이 비슷해져 차별성이 사라지자, 정 사장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작품이다. 퍼플카드는 4월 8일부터 회원들을 대상으로 동반자 무료 왕복 항공권과 호텔 피트니스 무료이용권 중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MEA) 등이 제휴사로 참여했다.

인터콘티넨탈 호텔의 경우 피트니스 개인 회원권이 6,000만원, 연회비는 235만원에 달한다. 카드 연회비 60만원으로 이런 고급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입 소문을 타면서 불과 석달 새 퍼플카드 총 고객 1만2,000명 중 800여명이 '호텔 옵션'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폭발적 인기가 오히려 화근이 됐다. 인터콘티넨탈 호텔의 기존 회원들이 "사람이 많아져 운동기구를 제대로 쓸 수 없다"고 항의했고, 호텔 측은 자칫 회원도 잃고 이미지 타격도 크겠다 싶어 서비스 개시 두 달만인 6월 10일 현대카드에 '결별'을 선언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호텔 측에 '하루 30명으로 이용 제한' 등의 조건을 제시했지만 무조건 싫다고 했다"며 "일방적인 계약 파기인 만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피해 회원들에게 무료 항공권 등 다른 옵션을 제공하고 탈퇴를 원하는 경우조건 없이 전액 환불해준다는 방침이다. 현재 탈퇴를 원하는 회원은 20%(약 160명)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 측은 "피해 고객의 80%는 다른 옵션을 택하고 회원 유지를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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