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여파에 여름철 폭염이 겹쳐 우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우유 부족이 더 심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초등학생들이 개학하는 9월께 우유 품귀는 정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오후 늦은 시간이면 대형 마트와 일선 슈퍼에서 우유를 찾기 힘들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4월까지 발생한 구제역 때문에 수개월 전부터 우유가 부족했는데 최근 들어 더 심해졌다"며 "밤 9시쯤이면 일반 우유는 거의 품절되고 값비싼 유기농 우유나 특수 우유만 남는다"고 말했다.
유가공업계에 따르면 구제역 당시 3만6,000마리의 젖소가 매몰돼 원유 생산량이 10~15% 감소하면서 비롯됐다. 여기에 긴 장마와 폭염으로 식욕이 떨어진 젖소들의 원유 생산량이 평소보다 5~10% 가량 더 줄었다. 더욱이 여름철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아이스 카페라테 등 우유가 많이 들어가는 음료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우유 부족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을께 '우유 대란'을 우려한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지금은 초등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가 영향이 적지만, 개학을 해 우유급식을 하는 9월이면 우유 부족이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파는 앞으로도 2~3년 간 우유 수급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송아지가 원유를 생산할 정도로 성장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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