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0시 50분께 서울 용산구 남영동 한 도로의 지하 3m 맨홀 아래에서 노후 상수도관로 탐사작업 도중 유독가스에 질식, 인부 고모(38)씨가 숨지고 최모(28)씨 등 2명은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소방당국은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보니 3명 모두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먼저 사다리를 타고 맨홀 밑으로 내려간 최씨가 쓰러지자 숨진 고씨 등 다른 2명이 최씨를 구하러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매설 상수도관로의 위치를 기록하는 상수도사업본부의 지리정보시스템(GIS) 데이터베이스 전산화 사업을 맡은 하청업체 직원들이다. 특히 최씨는 홀어머니가 꾸리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돕기 위해 호프집 주방일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다 3개월 전 이 업체에 계약직으로 취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어머니는 "무슨 일을 하는 지 물어도 걱정할까 봐 웃기만 했다"며 "후진국도 아닌데 이런 일이 벌어지느냐"고 한탄했다. 경찰은 업체 측에서 안전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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