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동쪽, 태평양 서쪽 끝에 위치한 섬나라 팔라우가 중국으로부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존슨 토리비용 팔라우 대통령은 최근 팔라우를 방문한 미국 상원의원들과의 회동에서 "미국 관타나모 감옥에 갇혀있던 동투르키스탄의 위구르족 수감자들을 2009년 팔라우로 이송해 정착시킨 뒤 중국이 팔라우에 대한 투자를 비롯해 각종 경제협력을 전격 중단했다"며 중국과의 외교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고 중국 환추(環球)시보가 보도했다. 동투르키스탄은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위구르족 독립운동 조직으로 중국 정부는 이들을 테러조직으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은 팔라우가 동투르키스탄 위구르족 수감자들을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아 수용한 직후 중국의 한 민간기업이 팔라우에서 추진 중인 5성급 호텔의 건설을 돌연 중단시켰다. 이미 이곳에 1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한 이 기업은 팔라우 측에 갑자기 사업 중단을 통고했다. 팔라우 최대의 관광객은 중국인인데 이들 역시 임의로 통제를 받고 있다. 주 유엔 팔라우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중국으로부터 외교관계 중단 경고 등 강한 압력을 받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 미운 털이 박혔다"고 호소했다.
필리핀과 거리가 가까워 1543년 이후 스페인 세력권에 속해 있던 팔라우는 1899년 독일이 아시아로 진출할 당시 거점지였으며 1차 세계대전 때는 일본에 점령당했다. 그 후 2차 세계대전 때 미군에 점령돼 신탁통치를 받다가 1986년 자치공화국이 됐으며 1994년 10월 완전 독립했다. 관광지로 유명한 팔라우는 독립한 후에도 대미 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중국계 인구도 전체의 4.9%를 차지한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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