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변방 아시아에도 세계축구계가 주목하는 ‘부자구단’이 나타나 화제다.
중국 슈퍼리그의 광저우 에버그란데 FC가 막대한 자금과 이색적인 인센티브 제도로 선수뿐 아니라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광저우 헝다로 잘 알려진 구단. 중국에서 ‘한국의 히딩크’로 불리는 이장수(55)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10년 2부리그 1위로 1부인 슈퍼리그로 승격한 광저우는 12승4무의 무패행진으로 1위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관심사는 팀의 성적이 아닌 독특한 구단 운영과 자금력이다. 1954년 6월 ‘중난바이두이’란 이름으로 창단해 중국 최초의 프로축구 구단이 된 광저우는 지난해 3월 부동산재벌인 헝다그룹이 인수하면서 ‘아시아의 맨체스터 시티’로 불리게 됐다. 헝다그룹 이사회 주석인 쉬자인(许家印)이 광저우의 구단주다. 그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올해 발표한 세계 재벌 순위에서 51억달러(약 5조4,279억원)의 재산으로 200위에 오를 정도의 갑부다. 광저우는 리그 준우승 2회, FA컵 준우승 1회의 성적이 최고일 정도로 ‘변방’에 머물렀지만 막강한 자금력에 힘입어 단숨에 ‘주류’로 떠올랐다.
인수와 동시에 180억원이 투입된 광저우는 지난해 2부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또 세계축구 연봉 랭킹3위에 해당하는 스타를 영입했다. 지난 2일 광저우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미드필더 콘카(28)를 이적료 1,000만달러(약 107억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2년 연속 브라질축구협회 최고의 선수상을 휩쓴 콘카의 연봉은 이적료를 뛰어넘었다. 콘카는 1년 연봉이 1,040만유로(약 161억원)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86억원ㆍ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163억원ㆍ바르셀로나)에 이어 연봉 랭킹 3위에 올랐다. 이뿐 아니라 박지성(맨체스터 유나티드)에게는 130억원의 연봉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의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 나카토모 유토(인터 밀란) 등도 영입리스트에 올려놓았다. 이장수 감독은 “지난해 헝다그룹의 총매출이 500억위안(약 8조원)이었다고 한다. 올해는 두 배인 1,000억위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K리그 선수들은 광저우를 ‘돈방석구단’으로 부른다. 바로 ‘5-3-1’ 인센티브 제도 때문. 1경기 승리수당이 500만위안(약 8억3,000만원)에 달하고, 무승부 수당도 100만위안(약 1억7,000만원)이다. 하지만 경기에 졌을 땐 선수단이 300만위안(약 5억원)의 벌금을 구단에 내놓아야 하는 독특한 제도다. K리그의 한 선수는 “이길 때 선수단이 8억원을 받고 질 때는 5억원을 토해낸다고 해도 이는 선수들한테 훨씬 유리한 인센티브”라고 말했다. 올해 12승4무를 기록하고 있는 광저우 구단 선수들은 인센티브만으로 6,400만위안(약 104억원)을 챙겼다. 광저우의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조원희는 엄청난 돈방석에 앉아 있는 셈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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