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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김 주한 미국대사 인준 청문회/ "35년 전 이민 온 부모님은 내게 어릴 적부터 공직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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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김 주한 미국대사 인준 청문회/ "35년 전 이민 온 부모님은 내게 어릴 적부터 공직을 권유했다"

입력
2011.07.2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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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51) 주한 미 대사 내정자에 대한 미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가 21일(현지시간) 진행됐다. 청문회 위원 중 회의 주재자인 민주당의 짐 웹(버지니아)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이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모두 불참하면서 청문회는 위원장과 내정자 단 둘이 독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현안에 대한 진지한 대화나 토론 없이 40분만에 싱겁게 끝난 청문회를 두고 졸속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웹 위원장도 시종 가벼운 인사와 당부의 말만 전한 채 자리를 떴다. 한 외교소식통은 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재정적자, 부채증액 등 현안 때문"이라며 한국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청문회장에 나온 김 내정자는 웹 위원장을 방청석으로 안내해 부인과 두 딸, 형과 조카 등 가족을 소개한 뒤 증인석에 앉아 최초의 한국계 주한 대사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외교관이 특별한 지위이지만 가족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며 "딸들이 '이사 그만 다니게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해보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해 폭소를 자아냈다. 김 내정자는 웹 위원장이 "가족에게 인사할 기회를 주라"고 하자 "가족이 수줍어한다"면서도 "기립"이라고 외친 뒤 일제히 일어선 가족을 방청석에 소개했다.

김 내정자는 "35년 전 이민 온 부모님은 내가 한국계 미국인으로 첫 주한대사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부모님은 어릴 적부터 내가 공직에서 일하기를 권유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일제강점과 한국전쟁의 역사를 딛고 발전을 이룬 한국민에게 사의를 표한 뒤 "인준되면 한미 양국의 유대 강화에 나의 경험과 전문성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시작전권 이양, 주한미군 재편 등 한미 군사동맹 현안에 대해 "주한미군이 한국 시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기를 바라지만,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억지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양국에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한미 FTA를 조속히 처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의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북핵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외교와 협상으로 돌아올 준비가 돼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이것이 한미 양국이 협상 재개를 서두르지 않는 이유"라고 해 북미대화 등 6자회담 재개에 신중론을 피력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김 내정자에 대한 의회의 평가가 무난해 인준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현안 때문에 다음달 휴회 전에는 인준 표결이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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